[미디어펜=이동건 기자] 류승완 감독의 시원하고 짜릿한 해양범죄활극이 7월 극장가를 찾는다.

18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밀수'(감독 류승완) 언론시사회 후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밀수'는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면서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1970년대를 배경으로 생생한 해양범죄활극을 완성한 류승완 감독은 "그 시절 생필품을 밀수하는 환경이 흥미로웠다. 아직 한국은 전쟁이 난 지 20년 정도가 지나 여전히 외부와의 교류를 두려워했었고, 개발도상국이었다. 우리가 흔하게 보는 크래커, 청바지 등 밀수한 상품을 소비하던 시절, 그리고 그것이 범죄가 되던 시절을 다루려다 보니 1970년대를 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제 동생 류승범이 옷 잘 입는 걸로 유명하지 않나. 저희 아버지가 그렇게 옷을 잘 입고 다녔는데, 그 영향 같다. 제가 아주 어린 시절에는 '어른이 되면 멋있어지는구나' 생각했다. 영화에 등장하는 춘자의 헤어스타일이라든지, 장도리의 옷, 권 상사의 선글라스는 제가 너무 좋아했던 1970년대 홍콩 스타들의 패션과 '미녀삼총사' 시리즈에 나왔던 패션 아이템이다. 어린 시절의 환상이 남아있어서 그것을 재현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영화에서는 바다와 도시를 오가며 점차 커지는 밀수판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생계를 위해 밀수판에 뛰어든 조춘자(김혜수)를 비롯해 해녀들의 리더 엄진숙(염정아), 전국구 밀수왕 권 상사(조인성), 점차 야망을 갖는 장도리(박정민), 세관 계장 이장춘(김종수), 정보통 다방 마담 고옥분(고민시)까지 각자의 목적을 지닌 채 일생일대의 판으로 얽히는 과정이 드러나며 눈 뗄 수 없는 몰입감을 선사한다. 

2년 전 촬영한 작품이지만 여전히 좋은 기억으로 가득하다는 김혜수. 그는 "당시 현장이 너무 좋아서 일지 비슷하게 기록한 메모가 있는데, '힘들었다', '속상했다' 이런 내용이 하나도 없더라. 현장은 준비해야 하고, 나의 한계를 확인해야 하는 곳이기 때문에 늘 어렵다. 그런데 처음으로 함께 즐겁다는 경험을 했다. 작업 기간 내내 '내가 배우를 하면서 다시 이런 순간을 맞이할 수 있을까?' 싶었다. 굉장히 큰 선물을 받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힘든 건 하나도 없었다"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염정아 역시 "촬영 3개월 전부터 수중 훈련을 했다. 제 경우 수영을 못했는데, 함께한 동료들과 잘 극복해서 촬영을 마쳤다. 수중 액션 신이 나올 때마다 숨을 참으면서 봤는데, 그때 기억이 많이 나더라. 좋은 사람들과 함께해서 좋았다"고 촬영 소감을 밝혔다.

'모가디슈' 이후 류승완 감독과 또 한 번 호흡을 맞춘 조인성은 "감독님이 원하는 상들을 대본에 넣으면 그 캐릭터가 조인성화되고 변모한다"며 "지나치게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고 엣지가 있으면 좋겠다는 고민이 공통분모라서 (류승완 감독과) 대화하기 편했다. 캐릭터를 만들어낼 때 방향성이 같아서 좋았다"고 류승완 감독과의 작업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박정민은 "감독님께서 '함께 영화를 해보는 게 어떻겠냐' 전화를 주셔서 대본도 보지 않고 알겠다고 답을 드렸다. 어렸을 때부터 팬이고 꿈이었던 감독님이어서 제안을 거절할 수 없었다. 그리고 나서 받아본 '밀수' 대본을 보고 또 한 번 감사했다. 그동안 제가 해왔던 역할, 제가 보여드린 이미지와는 상반된 캐릭터였다"고 전했다.

'밀수'의 떼거리 액션과 수중 액션은 짜릿한 활력과 함께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시퀀스를 선사한다.

류승완 감독은 "제가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가 수중 액션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중력으로 인해 사람이 몸을 갖고 할 수 있는 건 한계가 있다. 수중에서는 수평 움직임이 아닌, 수직 움직임까지 가져갈 수 있다는 점이 끌렸다"며 "해녀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유리한 환경에서 격투 액션을 펼친다면 훨씬 경쾌하고 새로운 리듬의 장면이 탄생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오래전부터 극장 상영 시 시각 효과, 음향과 음질 등에 더욱 공을 들인 류승완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도 작품적인 완성도뿐만 아니라 기술적인 완성도도 높여 관객들이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취미를 온전히 즐기고 공감각적인 쾌감을 얻어갈 수 있도록 노력했다.

한국 장르영화를 대표하는 류승완 감독이 2년 만에 선보이는 극장 개봉작 '밀수'는 오는 26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