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대구·경북 버리시는 님은 십 리도 못가서 발병난다.”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이병석 새누리당 의원이 일영(一詠)하자 긴장감이 흐르던 회의장이 웃음바다가 됐다.


이 의원의 이날 발언은 지난 13일 김무성 대표가 취임 1주년 연설 중 “수도권 국회의원은 금메달, 경상도 국회의원은 동메달”이라고 발언한 것에 불만을 표한 것이다.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5일 열린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지난 13일 취임 1주년 연설 당시 발언에 대해 “고육지책 차원에서 말씀드린 것으로 이해해주시길 바란다”고 해명했다./사진=미디어펜

이날 이 의원은 “(김 대표의 발언이)박근혜 대통령을 탄생시키고 당에 전폭적 애정을 보여준 520만 대구·경북민을 비하하는 것으로 읽혀 TK에서 ‘총선 새누리당 심판론’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는 상황”이라고 일갈했다.

경북 포항시 북구 출신 의원인 이 의원은 “대선 총선처럼 당이 아쉬울 때 대구·경북민들이 온 정성을 다해서 표를 모아줬는데 이제 와서 뒤통수를 치는 것이냐”며 “지역 유권자들이 언제까지 특정 정당에 표를 몰아주면서 대구·경북의 이익을 지킬 것인가를 심각히 고려해야 한다는 말들이 쏟아지고 있는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대구·경북은 2012년 18대 대선 당시 박 대통령이 전국 최고수준인 80%대 득표율을 달성한 지역으로서 새누리당의 정권 재창출에 크게 기여한 바 있다.

앞서 김 대표는 해당 발언과 함께 이번 당직 개편에 내년 총선을 지휘할 사무총장단에 경상도 출신 의원들을 배제할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 의원은 또 “태어난 고향이 포항, 경북인 김 대표에게 진심으로 고언한다”며 "‘경상도 동메달’ 발언에 대구·경북민들에게 공식적으로 해명하고 사과해달라. 진정어린 사과를 통해서 대구 경북 시도민과 소통한 다음에 당정청 소통을 하라”고 역설했다.

이와 함께 이 의원은 ‘경기아리랑’을 개사해 “대구·경북 버리시는 님은 십 리도 못가서 발병난다”고 읊으며 발언을 마쳤다.

김 대표는 이에 “(대구·경북이) 우리 정권재창출에 결정적인 공을 세우셨다”고 평가하며 “(지역민의) 은혜에 보답하는 길은 내년 총선에서 과반수를 확보해서 그 다음 대선 정권을 재창출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반드시 새누리당이 과반수 의석을 얻어야 하는 절박감에서 고육지책 차원에서 말씀드린 것으로 이해해주시길 바란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