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15일부터 고신용자 대출중단…카뱅 홀로 포용금융 성장세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가 1~4월 취급한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공급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7%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은행은 옥죄던 포용금융을 확대하는 대신 고신용자 대상 신규 대출을 잠정 중단하는 식으로 대출 확대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거듭되는 고금리 여파로 중·저신용자들의 상환 여력이 악화되면서, 은행 건전성 지표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가 1~4월 취급한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공급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7%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각사 제공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3사가 올해 1~4월 취급한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공급액은 전년 1~4월 2조 5085억원 대비 17.5% 줄어든 2조 700억원에 그쳤다.

은행별로 케뱅은 1~4월 3500억원을 공급해 지난해 같은 기간 6300억원 대비 44.4% 급감했다. 증감률만 놓고 보면 3사 중 가장 감소 폭이 크다. 이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신용점수 650점 이하의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대출을 중단한 게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역설적으로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신용대출플러스'와 '마이너스통장대출'만 공급하고 있다.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일반 신용대출과 마통은 지난 15일부터 공급을 잠정 중단했다.  

전체 대출액 중 포용금융 비중이 가장 높은 토뱅도 올해는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토뱅은 올해 1~4월 6300억원의 중금리대출을 공급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조 100억원 대비 37.7% 후퇴한 성적이다. 

반면 업계 1위 카뱅은 유일하게 포용금융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카뱅은 올해 1∼4월 1조 900억원의 중금리대출을 집행해 지난해 같은 기간 8685억원 대비 25.5% 증액했다. 또 서민금융상품 '햇살론15'도 230억원을 취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뱅은 고신용자 대출을 취급하고 있지만 매일 정해진 한도를 채우면 공급을 중단하는 식으로 대출을 제한하고 있다.

카뱅을 제외한 두 은행이 포용금융을 축소한 건 고금리에 따른 중·저신용자들의 상환 여력 악화가 큰 문제로 지적된다. 이 여파로 3사의 건전성지표도 부실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1일 펴낸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3사의 대출 연체율은 4월 말 0.8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체율 상승 배경에 대해 한은은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대출자(차주) 이자 부담 증가 등을 주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연체 대출자의 채무조정이 늘어나면서 연체채권 대손상각이 지연된 점도 연체율 상승의 배경으로 꼽았다.

1분기 기준 은행별 연체율의 경우 토뱅이 지난해보다 1.28%포인트(p) 폭등한 1.32%로 가장 높았고, 케뱅이 0.34%p 상승한 0.82%, 카뱅이 0.32%p 상승한 0.58% 순으로 집계됐다. 

고정이하여신(NPL)비율도 토뱅이 0.51%p 상승한 1.04%로 가장 높았고, 케뱅이 0.30%p 상승한 0.94%, 카뱅이 0.18%p 상승한 0.43% 순으로 나타났다.

건전성 지표 악화로 각 은행의 대출정책이 요동치는 가운데, 3사가 올해 포용금융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 남는다. 

포용금융 성과는 1분기 기준 토뱅이 전체 대출액 중 42.06%를 공급해 가장 높았고, 이어 카뱅 25.7%, 케뱅 23.9% 순으로 나타났다. 3사는 올 연말까지 카뱅 30%, 케뱅 32%, 토뱅 44%를 각각 목표치로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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