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공식 출범 한 달을 맞이한 김은경 혁신위가 공개 행보를 예고하며 쇄신에 속도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한 달간 이뤄낸 확연한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는 평이 많아 존재감과 영향력은 기대 이하라는 혹평이 뒤따른다.
더욱이 정치권의 기대를 모았던 1호 쇄신안(불체포특권 포기)마저 조건부 결의에 그쳐 혁신위의 활동이 쇄신보다 계파 갈등만 초래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김은경 혁신위는 지난달 20일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 및 김남국 의원의 코인게이트 의혹 등을 수습하기 위해 출범됐다. ‘방탄정당’, ‘부정부패’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고 윤리 정당으로 회복하는 것이 주어진 목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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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7월12일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에 참석 발언을 하고 있다.(자료사진)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김은경 혁신위원장은 첫 공개회의에서 “나는 정치권에 빚이 없는 사람으로 친명도 비명도 친문도 비문도 아니다”라며 “가죽을 벗기고 뼈를 깎는 고통으로 민주당을 윤리 정당으로 거듭나게 하겠다”며 고강도 쇄신을 예고했다.
하지만 혁신위의 존재감은 오래가지 못했다. 자신 있게 요구했던 1호 쇄신안인 ‘불체포특권 포기’가 친명계 의원들의 반발에 가로막혀 표류됐기 때문이다.
이에 혁신위는 “혁신안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망할 것”이라며 읍소한 끝에 겨우 결의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이마저도 ‘정당한 체포동의안’에 한정한다는 조건부 결의에 불과해 구색 맞추기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혁신위가 고강도 쇄신이라는 당초 공언과 달리 선택적 쇄신만 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혁신위는 쇄신 동력 확보를 이유로 비명계 중진인 이상민 의원을 직접 거론하며 당의 분열을 초래해서는 안 된다고 과감히 지적한 바 있다. 또 명낙회동에 대해서도 이낙연 대표가 당 고문으로서 ‘처신’을 잘 해야 한다며 비명계를 거듭 압박했다.
반면 혁신위는 비명계가 쇄신을 강하게 주장하는 원인인 사법리스크와 살아있는 권력인 ‘친명’에 대한 문제 제기는 은연중에 피하고 있다.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 규명, 이재명 대표 체제의 1년 평가 등을 구체적으로 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이 대표적 사례다.
또 ‘방탄’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해야 한다는 최우선 임무조차 원활히 수행하지 못하고 있음에도 친명계가 주장하던 ‘공천룰 개정’ 가능성을 시사한 것도 문제로 꼽힌다. 이는 혁신위가 친명계의 영향력 강화에 선봉장이 되겠다는 의도로도 읽히기 때문이다.
이에 오는 21일 혁신위가 2호 쇄신안을 공개할 예정이지만, 정치권에서는 큰 기대감이 나오지 않고 있다. 오히려 지난 한 달간 보여준 선택적 쇄신 탓에 계파 갈등만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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