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백인 경관의 총에 맞아 숨진 미국 미주리 주 퍼거슨의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을 소재로 한 전시회가 미국 내에서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브라운의 사망 당시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는 15일(현지시간)자 폭스뉴스 등 외신의 보도를 인용하며 시카고 남부의 기샤 미술관에서 지난 10일부터 '진실을 직면하고 깨어나라'(Confronting Truth : Wake Up)는 제목의 반(反)인종주의 전시회가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작품들 가운데 브라운의 사망 당시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설치 미술품이 포함된 데에서 비롯됐다. 브라운의 아버지가 ‘즉각 철거’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번 전시회는 백인 미술작가 티록 무어(55)가 '백인의 특권의식'에 대해 생각해보는 취지로 기획한 것이다. 백인 경관 대런 윌슨의 총에 맞아 쓰러진 흑인 청년 브라운의 사망 당시 모습을 재현해 놓은 의도도 인종문제에 대한 비판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작품은 사건 당시 브라운과 똑같은 복장을 한 실물 크기 마네킹이 엎드려 있는 상태에서 경찰의 '접근 금지 테이프'를 두르는 방식으로 전시됐다.

이 전시물은 브라운의 아버지 마이클 브라운 시니어의 심기를 건드렸다. 그는 "즉각 철거"를 요구하고 나섰다.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슬픔에서 벗어나려고 애쓰는 가족들에게 또 다른 상처가 됐다"며 "혼란스럽고 혐오스럽다"고 밝혔다. 브라운의 어머니 레슬리 또한 "고통이 다시 생생해졌다"고 한탄했다.

미국 시민들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며 반발하는 가운데 SNS에는 작품에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심지어 미술관 측은 살해 협박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작가인 티록 무어는 일련의 극심한 반발에 대해 "흑인 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줄 몰랐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미디어펜=문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