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행정구역 60곳…총 5906개체 서식
경남 남해안 권역 하구습지 집중 분포
[미디어펜=유태경 기자] 남해안 등 하구습지에서 멸종위기종인 기수갈고둥의 집단 서식지가 발견됐다.

   
▲ 연초천하구습지에 서식하는 기수갈고둥. /사진=국립생태원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2021년부터 2022년까지 하구 생태계 조사를 통해 남해안, 동해안, 제주도 등 일대 하구습지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기수갈고둥의 집단 서식지 60곳을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생태원에 따르면 기수갈고둥 서식지는 동해와 영덕, 창원, 거제, 통영, 고성, 사천, 남해, 하동, 제주 등 10개 행정구역에 걸쳐 60곳에 분포했으며, 총 5906개체의 서식이 확인됐다.

기수갈고둥은 일정한 유속과 수심이 유지되는 기수역(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에서 큰 돌이나 자갈에 붙어 살며 짧은 수계에 집중 분포한다. 깨끗한 수질 등 까다로운 서식 조건과 해안선 개발 등으로 개체수가 크게 줄어들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하구습지에서 기수갈고둥이 집단 서식하는 것은 자갈 비율이 높아 부착조류와 같은 먹이원이 풍부하며, 은신할 수 있는 장소도 많아 좋은 서식 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 기수갈고둥 분포 현황과 개체수(2021~2022년 하구 생태계 조사). /사진=국립생태원


기수갈고둥은 국내에서 경남도와 전남도, 제주도 등지 해안가에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번 하구 생태계 조사를 통해 강원도 동해시부터 제주도까지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창원시부터 하동군에 걸쳐 경남 남해안 권역에 위치한 하구습지에 집중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 고성군에 위치한 하구습지 13곳에서 1656개체(28.0%)로 가장 많았으며, 거제(10곳) 1454개체(24.6%), 사천(9곳) 837개체(14.2%) 등 순으로 집중 분포했다.

습지별로는 오방천하구습지(고성) 486개체(8.2%), 고현천하구습지(거제) 292개체(4.9%), 오수천하구습지(거제) 281개체(4.8%) 등 순으로 많았다. 

생태원은 오는 2025년까지 남해안 일부와 서해안에 위치한 하구습지를 대상으로 하구 생태계 현장 조사를 완료할 예정으로, 이를 통해 기수갈고둥의 전국적인 분포자료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한다.

조도순 원장은 "앞으로도 멸종위기 습지생물의 서식처 보전과 관리를 위한 기초자료를 체계적으로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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