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일 만에 1억 병 돌파 “켈리 인기, 생산현장도 실감”
[미디어펜=이미미 기자] “켈리 맛있어? 뭐가 다른데?”

이제 막 출시 100일을 넘긴 신생 맥주 ‘켈리’를 두고 기자 주변은 물론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가장 많이 한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하이트진로는 2019년 내놓은 ‘테라’로 맥주 시장에서 초대박 홈런을 쳤다. ‘테슬라(테라+참이슬)’, ‘테진아(테라+진로)’ 등 유행어를 양산하며 소주와 맥주 쌍끌이 효과를 발휘했다. 

4년 만에 나온 하이트진로의 신인 켈리가 간판스타 테라에 견줄 만한 신선한 매력을 갖췄는지, 관심이 쏠리는 것이 당연했다. 

19일 강원도 홍천 북방면에 위치한 하이트진로 공장을 찾았다. 1997년 이곳에 들어선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은 우리나라를 통틀어 최대 생산 규모다.  

   
▲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입구에 출하용 제품을 실은 트럭들이 대기하고 있다./사진=이미미 기자

   
▲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외부 야적장에 켈리 플라스틱 박스가 쌓여있다./사진=이미미 기자


폭우가 잠시 개이고 간만의 햇볕이 내리쬐던 이날, 선명한 주황색과 초록색 상자들이 빛에 반사돼 눈이 부실 정도였다. 이미 인기를 입증한 테라의 초록색 상자만큼이나 높이 쌓인 켈리의 주황색 상자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곳 강원공장에서 생산한 켈리와 테라가 서울·경기 및 강원 지역 소비자를 만난다. 하늘에 닿을 것처럼 쌓여있는 상자들의 높이가 곧 인기를 증명하는 셈이다.  

실제로 켈리는 지난 4월 출시 후 99일 만에 1억 병 판매를 돌파했다. 강원공장 전체 생산량에서 켈리가 차지하는 비중도 20% 초반에서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주관적인 맛의 평가는 저마다 다르겠지만, 켈리 흥행의 비결인 테라와의 차별점이 궁금해진다. 답을 얻기 위해 켈리 제조하는 건물로 입성했다. 

   
▲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제조동 켈리 생산라인 가운데 라벨 부착 공정 과정/사진=이미미 기자


제조동에 가까이 가면서부터 시큼한 맥주효모 냄새가 코를 찔렀다. 이곳에서 만난 김태영 하이트진로 주류개발 팀장은 “테라의 대중성에 맥스의 올몰트의 풍미를 더해서 나온 것이 켈리”라고 한 마디로 정의했다. 올몰트(All Malt)는 맥아·홉·물 외에 다른 첨가물을 넣지 않은 100% 보리 맥주를 말한다. 하이트진로 맥스(MAX)는 2006년 나온 국내 첫 올몰트 맥주로, 켈리 출시 이후 단종 절차를 밟고 있다. 

김태영 팀장에 따르면 켈리는 테라와 비교했을 때 사용하는 맥아의 원산지부터 다르다. 켈리는 덴마크, 테라는 호주산이다. 여기에 발효공법까지 달리했기 때문에 두 제품은 맛도 완전히 차별화 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정의민 하이트진로 품질관리팀 과장은 “켈리의 경우 ‘첫 맛의 부드러움’을 위해 7℃에서 1차 숙성으로 잡미와 이취를 제거했다”면서 “-1.5℃에서 2차 숙성을 통해 추가적으로 이미·이취 성분들을 제거하고 동시에 강한 탄산감을 더했다”라고 덧붙였다. 

공장 내 견학관에서 안내직원이 내려주는 켈리 생맥주를 시음했다. 더위를 식히는 딱 좋은 온도에 강렬한 탄산감이 500㎖ 맥주잔을 넘어 목을 타고 내려갔다. 

   
▲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견학관에서 시음한 켈리 생맥주/사진=이미미 기자


고심 끝에 내놓은 켈리가 순항하면서 공장 내부에서도 신바람이 불고 있다. 연이어 맥주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일각에서 우려한 자기 잠식(카니발리제이션) 현상은 기우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정의민 과장은 “카니발리제이션 현상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들었는데, 생산에서도 실감하고 있다. 보통 한 브랜드를 밀면 생산에서도 하나에만 집중하게 되는데, 지금은 테라가 각 라인에서 유지해주고 있고, 켈리가 더해져서 체감상으로도 두 브랜드 모두 생산량이 증가했다”며 “(켈리 출시 이후) 성수기보다 더 힘들다고 느껴질 정도”라고 웃었다. 

소비자들은 하이트진로 강원공장까지 직접 오지 않아도 이곳에서 바로 뽑아 마신 생맥주와 같은 품질의 맥주를 시내에서 맛볼 수 있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생맥주는 살균(열처리)를 하지 않은 상태의 맥주를 의미한다. 현재 강원공장에서 생산하는 모든 맥주가 온도를 높여서 살균하는 방식이 아닌, 필터를 통해서 미생물을 처리하고 있다. 병·캔·케그 등 용기에 따라 이름이 다를 뿐, 내용물은 동일하다는 설명이다.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은 1급수인 홍천강 물과 지하암반수를 정화해 사용한다. 맥주 제조에 사용하는 물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제시하는 먹는 물 기준으로 관리한다고 자부한다.  

   
▲ 이인철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장이 7월19일 제품 생산과정 등을 소개하고 있다./사진=하이트진로 제공


[미디어펜=이미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