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상진 기자]직장인들이 물밀 듯 거리로 빠져나오는 종로의 점심시간. 한 식당 입구에서 밥값을 계산하던 사람들로부터 탄성이 터져나왔다. 이들 중 한명이 베타테스트를 시작한 삼성페이로 결제하는 것을 본 동료들은 “이게 그거냐, 정말 된다”며 신기하게 바라봤다.

삼성카드가 자사 회원을 상대로 삼성페이 서비스를 미리 체험할 수 있는 ‘삼성페이 체험단’을 운영하면서 인터넷과 SNS 등에 속속 사용 후기가 올라오고 있다. 현금, 카드를 쓰지 않고 휴대폰 터치 몇 번이면 결제 가능한 시스템에 놀랍다는 반응이 많다.

   
▲ 삼성전자는 8월 삼성페이를 한국에서 정식 서비스한다. / 사진=삼성전자

삼성페이 사용은 간단하다. 삼성페이 애플리케이션이 설치된 갤럭시S6(엣지 포함) 화면 하단부를 쓸어올리면 가상의 신용카드가 뜬다. 이어 홈버튼에 지문을 인식한 뒤 카드 마그네틱 리더기에 갖다대면 결제가 끝난다. 플라스틱 카드를 긁고 서명을 하는 과정이 증발해버린 셈이다.

마그네틱 카드 리더기가 비치된 상점이면 어디서든 사용 가능하기에 편의성도 높다. 삼성전자는 루프페이를 인수한 뒤 MST(마그네틱보안전송) 특허 기술을 삼성페이로 발전시켰다. 국내 상점의 대부분이 마그네틱 카드 리더기를 사용하는 만큼 8월 중 정식 서비스가 시작되면 확산 속도는 급격하게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용자들은 “쉽게 이용할 수 있고, 결제도 3~5초면 가능했다”는 반응이다. 반면 “신호는 가는데 실제 결제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 의견도 종종 눈에 띈다. 현재 삼성페이는 신세계 계열, SPC 계열을 비롯한 일부 가맹점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삼성페이가 등장하자마자 오프라인을 장악했다면 온라인 시장은 춘추전국시대에 접어들었다. 국내 포털업계 쌍두마차인 다음카카오의 카카오페이, 네이버의 네이버페이를 비롯해 수십여개 핀테크 스타트업 매체들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점유율 경쟁을 벌이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전국인이 애용하는 카카오톡과의 연계성을 강조한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기능을 비롯해 배달 애플리케이션 등 150여 곳에 사용 가능하다. 오프라인 서비스는 하반기 중 시작할 예정으로, 지방세와 전기요금 등 공과금 납부 서비스도 시행할 계획이다.

지난달 출시한 네이버페이는 PC와 스마트폰에서 함께 사용 가능하다. 스마트폰 정보를 입력해두면 네이버 접속만으로 결제 가능하다.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는 번거로움까지 없앴다. 현재까지 제휴업체는 5만3000여 곳으로 대부분 중·소형 쇼핑몰이다.

통신사인 LG유플러스가 제공하는 페이나우는 가장 많은 11만개의 가맹점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위메프 모바일에서 페이나우를 이용해 1만원 이상 결제 시 결제금액에서 5천원을 즉시 할인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하다 접속자 폭주로 3일만에 조기종료하기도 했다.

   
▲ 카카오페이(좌)와 네이버페이(우) 이미지

이 외에도 인터넷 쇼핑몰 11번가에서 주로 사용되는 시럽페이, 이베이 계열사인 옥션과 G마켓에서 쓸 수 있는 스마일페이 등이 자사 쇼핑몰 이용시 할인혜택과 이벤트를 앞세워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모바일 간편결제서비스는 성장 가능성이 높지만 너도나도 시장에 뛰어드는 만큼 대형 포털업체가 공급하는 일부만을 제외하고는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차별화된 장점이 없고,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에 대한 불안 때문에 휴대폰에 카드정보를 넣어두 는걸 기피하는 형상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체들은 자사 소비자의 이탈을 막고 플랫폼을 확장하기 위해 모바일 간편결제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한 업체 관계자는 “조금이라도 경쟁업체에 뒤처지면 바로 수익악화로 이어진다. 때문에 기술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간편결제서비스는 가입자 수에 따라 업체순위가 결정되는 만큼 각종 혜택과 편의성을 앞세워 고객유치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DMC미디어는 5월 발표한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에 대한 이해와 전망' 보고서에서 “지금까지는 결제 서비스가 얼마나 편리한지, 해킹으로부터 얼마나 안전한지, 얼마나 많은 가맹점을 확보하는지에 관심이 집중됐다”며 “앞으로는 결제 수수료 외에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영역을 찾고 이를 기반으로 가맹점과 소비자에게 차별적 가치를 제공하려는 사업자들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