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동결보존 세포 생존율 71~85%…선진국보다 높아
기존 인공증식 방식比 비용 절감…우선 복원 대상 보전
[미디어펜=유태경 기자] 멸종위기 동물 19종을 세포 상태로 10년 이상 장기 보존할 수 있는 동결보존 기술이 개발됐다.

   
▲ 동결보존 기술이 확립된 멸종위기 야생동물 19종./사진=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산양 등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물 19종의 성체줄기세포를 안정적으로 동결보존할 수 있는 기술을 최근 확립했다고 27일 밝혔다.

동결보존이란 세포나 조직을 영하 196도(℃)의 매우 낮은 온도에서 불활성 상태로 냉동보존하다가 필요할 때 해동 과정을 거쳐 생리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는 보존법이다.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지난 2016년부터 종별 맞춤형 동결보존 기술을 개발해 산양(멸종위기 야생생물Ⅰ급)과 뱀장어(세계자연보전연맹 세계적색목록 위기종), 한강납줄개(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등 멸종위기에 처한 19종의 성체줄기세포를 영하 196도 액체질소에서 최장 7년 동안 동결보존했다.

연구진은 장기간 동결보존한 세포가 일주일간 동결한 세포와 비슷한 71~85%의 생존율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1980년대부터 멸종위기 동물 동결보존 연구를 수행한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의 생존율(50% 미만)보다 높은 수치다.

종별 맞춤형 동결보호제로 보존한 19종 모두 성체줄기세포가 정상적으로 배양됐고, 한강납줄개와 세포 특성이 매우 유사한 각시붕어 성체줄기세포를 이식한 실험에서도 정상 개체로 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멸종위기 야생동물 동결보존 실험과정 모식도./사진=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이번 동결보존 기술 개발로 멸종위기 동물을 세포 상태로 10년 이상 장기 보존할 수 있게 돼 암컷과 수컷 개체를 관리해야 하는 기존 인공증식 방식 대비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달 말 국제학술지 '저온생물학회지(Cryobiology)'에 투고될 예정이며, 특허 출원도 앞두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이번 연구로 동결 보존한 성체줄기세포를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에 분산 수장하고, 관련 기술을 상호 발전시켜 종 우선 복원 대상 멸종위기종의 체계적 보전에 힘쓸 계획이다.

서민환 관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소중한 우리 생물자원을 미래세대에 물려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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