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투타 겸업'을 하는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는 사람이 아닌 듯하다. 야구에 '인간계'와 '신계'가 있다면 그는 분명 신계에 속한다. 더블헤더 1차전에서 투수로 완봉승을 따내고, 2차전에서 타자로 연타석 홈런을 날리는 선수가 오타니 말고 또 있을까.
오타니는 28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코메리카필드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원정경기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투수 겸 2번타자로 출전했다.
거의 완벽한 피칭을 했다. 9이닝을 혼자 책임지며 단 1피안타에 3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따냈다. 안타 1개만 맞지 않았으면 노히트노런을 할 수 있었다. 투구수는 111개였고, 시즌 9승째를 올렸다.
오타니가 완봉승을 거둔 것은 2018년 메이저리그 진출 후 처음이다. 일본프로야구에서 활약할 때는 7차례 완봉승을 기록한 바 있다. 세계 최고의 야구선수들이 모여 있는 메이저리그에서, 투타 겸업을 하며 완봉승을 따낸 것은 경이로운 일이다.
오타니는 4회까지 펴펙트 피칭을 이어가다 에인절스가 3-0으로 앞선 5회말 선두 타자 케리 카펜터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다. 이날 경기 첫 출루 허용이자 유일한 피안타였다. 하지만 다음 타자를 곧바로 병살타로 잡아내는 등 위기를 허용하지 않았다.
6~8회 매 이닝 볼넷 1개씩을 내주며 무실점 행진을 계속한 오타니는 9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라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마무리하며 완봉승을 완성했다.
투구에 집중한 탓인지 1차전에서 '타자' 오타니는 5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침묵했다. 동료 타선이 착실하게 점수를 뽑아줘 6-0 완봉승을 거둘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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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수' 오타니(왼쪽)가 더블헤더 1차전에서 1피안타 완봉승을 따낸 데 이어 '타자' 오타니(오른쪽)는 2차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날렸다. /사진=LA 에인절스 SNS |
이어진 더블헤도 2차전에서는 '타자' 오타니가 맹위를 떨쳤다. 2번 지명타자로 나서 3타수 2안타를 기록했는데 2안타가 연타석 홈런이었다. 홈런 두 방으로만 3타점 2득점을 올려 에인절스의 11-4 대승을 앞장서 이끌어냈다. 시즌 타율은 0.296에서 0.298로 올라갔다.
1회초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난 오타니는 팀이 3-0으로 앞선 2회초 2사 1루에서 디트로이트 선발투수 맷 매닝을 좌월 투런포로 두들겼다. 시즌 37호 홈런이었다.
이날 더블헤더 1, 2차전 7번째 타석 만에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한 오타니는 타격감을 잡은 듯했다. 팀이 6-2로 앞선 4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다시 매닝을 상대해 이번에는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쏘아올렸다. 연타석 아치를 그리며 시즌 38호 홈런을 기록한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전체 홈런 선두 질주를 이어갔다.
놀라움에 놀라움을 더한 활약을 펼친 오타니는 다음 7회초 타석이 돌아왔을 때 대타로 교체됐다. 더블헤더를 독식한 에인절스는 4연승 행진을 벌이며 54승 49패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3위를 지켰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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