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새로운 '삼성물산' 탄생…사실상 삼성그룹 '지주회사'
라이프·바이오사업 집중… 2020년 매출 60조 달성 목표

[미디어펜=김세헌·이미경기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에 성공했다. 양사 주주 대부분이 통합 삼성물산의 미래 가치에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함에 따라 양사는 오는 9월1일자로 하나가 된다. 합병회사의 명칭은 삼성그룹의 창업정신을 승계하는 차원에서 삼성물산이 된다. 서초동 삼성타운 모습./미디어펜
17일 오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각각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 5층 임시주주총회장과 서울 중구 태평로 2가 삼성생명빌딩 1층 컨퍼런스홀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었으며, 이 자리에서 양사 합병계약서 승인의 건이 모두 통과됐다.

이번 합병 승인에 따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오는 9월1일자로 하나가 된다. 합병회사의 명칭은 삼성그룹의 창업정신을 승계하는 차원에서 삼성물산이 된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기간은 주총이 열린 17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이며 채권자 이의제출 기간은 같은 달 18일까지다. 합병등기 예정일은 오는 9월 4일이고, 신주상장 예정일은 같은 달 15일이다.

이번에 제일모직과 하나가 된 삼성물산은 글로벌 라이프·바이오 선도기업으로서의 비전을 마련했다. 이번 합병으로 오는 2020년 매출 60조원, 세전이익 4조원 달성을 목표로, 이를 통해 기업의 성장은 물론 주주가치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패션과 식음, 건설, 레저 등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와 시너지를 통해 성장 모멘텀을 회복하고 바이오사업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전자, 금융서비스와 함께 삼성그룹의 새로운 3대 사업군 리더로 도약해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토대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그동안 외부 전문가들이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면밀히 검토해 평가했던 만큼, 이번 제일모직과 합병에 따라 구조적 저성장 국면에 직면한 지금 미래성장과 주주 가치 극대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17일 오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각각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와 서울 중구 태평로 2가 삼성생명빌딩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었으며, 이 자리에서 양사 합병계약서 승인의 건이 모두 통과됐다. 사진은 주주들로 가득 찬 제일모직 주총장 모습. / 미디어펜

무엇보다 이번 양사의 합병은 삼성그룹 지주회사로서 본격적인 태동을 알리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번 양사의 합병에 따라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구조는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전기·삼성SDI→제일모직’에서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단순화된다.

또 지난 2013년 하반기부터 지속적으로 진행돼 온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사업구조 재편작업이 이번 합병승인을 통해 마무리 수순을 밟게 된다.

이와 관련 윤주화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은 최근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 새로운 삼성물산이 지주사로서의 향후 위상을 명확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기존 보유 중인 글로벌 사업역량과 다각화된 사업 플랫폼을 기반으로 헬스케어, 에너지 등 미래사업을 주도할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양사의 합병에 따라 주주친화 정책도 대폭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합 삼성물산은 실질적인 주주권익을 보호할 거버넌스위원회를 삼성 계열사로는 처음으로 설치하고 위원 6명 가운데 외부전문가 3인을 영입하기로 했다.

외부전문가 3명 중 1명은 회사 미래발전에 대한 가치를 공유하는 주요 주주의 추천을 받아 선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