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여파 비은행 부진 여전…충당금 적립 총력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BNK·DGB·JB 등 지방금융권이 올 상반기 다소 부진한 성장세를 보이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그룹 순이익을 책임지는 은행부문의 성장세가 지속됐지만, 2분기부터 줄줄이 역신장하며 부실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순이자마진(NIM)이 줄어든 데다, 대손충당금 적립을 확대하면서 실적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DGB·JB 등 지방금융권 3사의 상반기 지배주주지분 기준 연결 순이익은 1조 96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1조 1106억원 대비 1.3% 감소했다. DGB금융과 JB금융이 실적 성장세를 이어간 가운데, BNK금융이 홀로 8%대 역신장세를 기록하며 순이익 감소에 영향을 줬다.

   
▲ BNK·DGB·JB 등 지방금융권이 올 상반기 다소 부진한 성장세를 보이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그룹 순이익을 책임지는 은행부문의 성장세가 지속됐지만, 2분기부터 줄줄이 역신장하며 부실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순이자마진(NIM)이 줄어든 데다, 대손충당금 적립을 확대하면서 실적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사진=각사 제공


우선 BNK금융은 올해 상반기 4602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지난해 상반기 5051억원 대비 8.9% 역신장했다. BNK캐피탈의 이익 감소 속 부실자산에 따른 충당금 전입액 확대와 BNK투자증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영업 축소에 따른 수수료 축소가 순이익에 악영향을 줬다.

반면 JB금융은 NIM 축소 속 보수적인 원화대출 공급으로 지난해 상반기 320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9% 성장한 3262억원을 기록했다. 

DGB금융은 지난해 상반기 2855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3098억원으로 8.5% 성장했다. 유가증권 운용 및 대출채권 매각이익 등 비이자 부문의 호조에 힘입어 순이익 증가로 이어졌다.

주요 경영지표를 살펴보면 3사 모두 건전성이 크게 악화됐다. BNK금융의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0.57%로 1년 전 0.38% 대비 0.19%p 상승했고, 연체율도 0.32%에서 0.53%로 0.21%p 급등했다. 

JB의 NPL비율은 0.84%로 1년 전 0.56% 대비 0.28%p 상승했고, 연체율도 0.53%에서 0.99%로 0.46%p 급등했다.

DGB의 NPL비율은 0.97%로 1년 전 0.53% 대비 0.44%p 상승했고, 연체율도 0.38%에서 0.90%로 0.52%p 급등했다. 

은행 선방 속 2분기 부진 뚜렷…NIM 줄고 충당금 확대

부문별로 살펴보면 3사 모두 은행부문에서 대체로 선방한 반면, 비은행부문에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은행부문은 JB전북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4개사가 모두 성장세를 기록했다. 우선 BNK금융의 은행부문인 BNK부산·경남은행은 올 상반기 427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 4046억원 대비 5.7% 성장했다. 부산은행이 2456억원에서 2662억원으로 8.4% 성장했고, 경남은행이 1590억원에서 1613억원으로 1.4% 늘었다. 

JB금융의 은행부문인 광주·전북은행은 올해 상반기 2441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전년 동기 2305억원 대비 5.9% 성장했다. 광주은행이 1249억원에서 13.4% 성장한 1416억원을 기록한 반면, 전북은행은 1056억원에서 2.9% 줄어든 1025억원에 그쳤다. 

DGB대구은행은 견조한 원화대출 성장과 함께 비이자 실적이 크게 증가하면서 지난해 상반기 2152억원에서 올 상반기 2504억원으로 16.4% 광폭 성장했다.

다만 2분기부터 5개사 실적이 모두 악화되며, 하반기 실적 전망도 어두워지고 있다. 이는 NIM 하락세 속 대손충당금 확대에 따른 영향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말 대비 올 상반기 은행별 NIM을 살펴보면, 부산은행이 2.11%에서 2.00%로, 경남은행이 1.96%에서 1.90%로, 대구은행이 2.10%에서 2.04%로, 광주은행이 2.90%에서 2.82%로, 전북은행이 3.04%에서 2.76%로 일제히 하락했다. 

반면 지난해 상반기 대비 올 상반기 충당금전입액 증감을 살펴보면, 부산은행이 62.3% 증액한 1060억원을, 대구은행이 80.7% 증액한 1525억원을, 광주은행이 83.1% 증액한 731억원을, 전북은행이 120.7% 증액한 786억원을 각각 적립했다. 

증권 등 비은행부문 수익 악화

비은행부문 실적은 3개 지주사 모두 부진했다. BNK금융은 지난해 상반기 1648억원에서 39.0% 급감한 1006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우선 BNK캐피탈이 전년 상반기 대비 40.0% 급감한 712억원을 거두는 데 그쳤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에서 모두 위축됐고, 부실자산에 대한 충당금 전입액이 증가한 여파다. 

BNK투자증권은 부동산 경기침체에 따른 PF 영업 축소로 관련 수수료가 줄어들면서 60.5% 급감한 188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BNK자산운용은 집합투자증권 및 전환사채평가이익 증가로 58억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DGB금융은 지난해 상반기 703억원에서 15.5% 감소한 594억원을 기록했다. 계열사별 성적표는 엇갈렸다. 증권계열사인 하이투자증권은 29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지난해 상반기 643억원 대비 반토막났다. 부동산 경기 침체 상황이 지속되면서 PF 관련 수익이 크게 감소했고, 대손충당금도 적립한 여파다. DGB캐피탈도 3.5% 줄어든 436억원에 그쳤다. 

반면 DGB생명과 하이자산운용은 각각 201.5% 4.0% 성장한 401억원 26억원을 기록했다.

JB금융도 지난해 상반기 895억원에서 8.3% 줄어든 821억원으로 집계됐다. 우선 JB우리캐피탈이 지난해 상반기 대비 6.1% 줄어든 1018억원을 기록했고, 손자회사인 프놈펜상업은행(PPC뱅크)이 5.1% 줄어든 141억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JB자산운용은 6.5% 성장한 67억원을 기록했다.

주주가치 제고 및 자산건전성 관리 강화

한편 3사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배당 확대를 비롯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통한 건전성 확보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BNK금융은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보유 중인 자사주를 전량 소각한다고 밝혔다. 또 투자자들이 배당금액과 시기를 미리 확인한 후 투자할 수 있도록 배당절차도 개선해 중간배당을 실시할 예정이다. 

DGB금융은 고금리 위기를 의식해 하반기부터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하이투자증권의 PF 사후관리를 강화하고 수익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으로 경영 안전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JB금융은 '주주가치 제고'와 '리스크 관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안정적인 보통주자본(CET1) 비율 기반 주주환원정책을 이어간다. 이를 위해 JB금융은 상반기 분기배당금으로 주당 120원을 결의했다. 또 4분기 중 자사주 300억원을 매입할 방침이다.

더불어 건전성 관리를 위해 가계신용대출 승인전략을 강화하고 보증서 위주의 부동산PF 대출을 취급할 계획이다. 또 보수적인 관점에서 고위험업종 및 경기민감업종을 선정해 선제적으로 모니터링이 필요한 대출자를 가려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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