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사이영상 3회 수상 경력의 특급 투수 저스틴 벌랜더(40)가 8개월여 만에 휴스턴 애스트로스로 복귀했다. 뉴욕 메츠가 트레이드를 통해 벌랜더를 다시 휴스턴으로 보냈다.

뉴욕 메츠와 휴스턴 구단은 2일(한국) 벌랜더가 주축이 된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메츠가 벌랜더를 휴스턴으로 보내고 외야수 드류 길버트와 라이언 클리포드를 휴스턴으로부터 받는 트레이드다. 다만, 이번 트레이드에는 메츠가 휴스턴에 벌랜더의 연봉 일부를 보전해주는 조건이 포함됐다.

   
▲ 휴스턴에서 에이스로 군림하던 시절의 벌랜더. 이번에 트레이드로 다시 휴스턴으로 복귀하게 됐다. /사진=휴스턴 애스트로스 SNS


메츠는 벌랜더의 2023년 잔여 연봉과 2024년 연봉 가운데 3500만달러를 부담하기로 했다. 또한 2025년 베스팅 옵션이 뱔동될 경우에는 벌랜더가 받을 연봉  3500만달러의 절반인 1750만달러까지 추가로 부담한다. 즉 메츠는 벌랜더를 휴스턴으로 돌려보내면서 최소 3500만달러(약 452억원), 최대 5250만달러(약 677억원)의 현금을 얹어주는 셈이 됐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은 벌랜더는 메츠와 2년 8600만달러의 FA 계약을 했다. 2025년에는 3500만달러의 베스팅 옵션(구단이 내건 일정 기준의 성적을 내면 자동으로 계약이 연장되는 조건)이 포함돼 있었다.

메츠가 올해 만 40세가 되는 벌랜더에게 이런 거액을 안기며 영입한 것은 그가 세 차례(2011, 2019, 2022년)나 사이영상을 수상한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투수이기도 하지만 지난해 완벽한 부활을 했기 때문이었다. 2020년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벌랜더는 2021년을 통째로 쉬었지만 지난해 28경기 등판해 175이닝을 던지며 18승 4패, 평균자책점 1.75의 눈부신 성적을 냈고 휴스턴을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에 메츠는 벌랜더를 영입해 올 시즌 대권 도전의 야심을 드러냈다. 벌랜더는 지금까지 16경기에서 6승 5패 평균자책점 3.15로 괜찮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메츠의 이번 시즌 팀 성적(이하 기록은 1일 현재)은 50승55패(0.476)로 승률 5할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4위로 처져 있다.

이에 메츠는 올해가 아닌 내년 이후를 보고 선수단 정리 작업에 나섰다. 앞서 또 다른 고액 몸값의 베테랑 투수 맥스 슈어저를 텍사스 레인저스로 떠나보낸 데 이어 벌랜더도 휴스턴에 돌려보냈다. 이 두 투수의 연봉이 각각 4333만달러나 되니, 몸값을 확 줄여 팀 정비에 나선 것이다.

   
▲ 휴스턴이 벌랜더의 복귀를 알리며 환영했다. /사진=휴스턴 애스트로스 SNS


물론 휴스턴은 벌랜더의 복귀를 두 팔 벌려 환영했다. 벌랜더 연봉의 상당 부분을 메츠가 대신 내주는데다, 현재 치열하게 포스트시즌 진출 다툼을 벌이고 있는 휴스턴 입장에서는 벌랜더의 가세가 큰 힘이 된다.  

휴스턴은 60승47패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2위, 와일드카드 3위를 달리고 있다. 지구 선두 텍사스(60승 46패)와는 불과 0.5게임 차다. 공교롭게도 텍사스는 슈어저를 데려갔다. 앞으로 벌랜더의 휴스턴과 슈어저의 텍사스가 펼칠 순위 다툼이 볼 만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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