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카드사들이 올해 상반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가운데 내년 총선이 다가오면서 가맹점수수료 인하 논의가 다시 이뤄질까 긴장하는 모습이다.

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카드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 합계는 9549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2270억원)와 비교해 22.2% 감소했다. 이는 금리 상승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 연체율 상승에 따른 대손비용 증가 영향이다.

   
▲ 내년 총선이 다가오면서 카드사들이 가맹점수수료가 또 다시 인하될까 긴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각사별로 살펴보면 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올해 상반기 316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4127억원) 대비 23.2% 줄었다.

같은 기간 삼성카드는 당기순이익으로 2906억원을 거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159억원)보다 8.0% 줄어든 수치다.

KB국민카드는 전년 동기(2457억원) 대비 21.5% 감소한 1929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우리카드의 순이익은 819억원으로 1년 전(1340억원)보다 38.7% 줄었다.

하나카드도 지난해 상반기 1187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726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23.7% 하락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 수수료 조정 시기가 도래하면서 카드업계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카드수수료율은 2012년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을 통해 마련한 산정원칙에 따라 카드결제에 수반되는 적정원가에 기반해 3년마다 조정한다. 수수료율은 카드사의 자금조달비용, 위험관리비용, 일반관리비용, 밴수수료, 마케팅비용 등 적격비용을 기반으로 정해진다.

그동안 카드수수료율은 2007년 이후 총 14차례에 걸쳐 하향 조정됐다. 현행 가맹점 수수료율은 신용카드 기준으로 △연매출 3억원 이하 가맹점은 0.5% △3억원 초과~5억원 이하 가맹점은 1.1% △5억원 초과~10억원 이하 가맹점은 1.25% △10억원 초과~30억원 이하는 1.5%를 적용받는다. 현재 전체 가맹점의 95.8%가 이 같은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다.

카드사들은 이미 영세·중소가맹점의 경우 수수료가 낮아질 대로 낮아져 역마진을 보고 있다며 더 이상의 인하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카드업계의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2021년 말 ‘카드 수수료 적격비용 제도개선 TF’를 구성했다. 금융위는 3분기 중 논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적격비용 재산정 주기를 3년에서 5년으로 늘리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으나 만약 주기가 연장되지 않으면 내년에 재산정 주기가 돌아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총선이 다가오면서 수수료 인하 분위기가 형성될까 우려스럽다. 자금조달비용 등을 고려하면 오히려 인상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그동안 영세라는 단어를 강조하면서 카드사의 희생을 요구해왔는데 카드수수료를 계속해서 낮추다보면 수익이 악화된 카드사는 결국 소비자 혜택을 축소하고 직원을 감축하는 등의 부작용이 생기게 되고 심한 경우 카드사의 존속이 위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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