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부담금 분납, 만기 다변화 등 실천방안 협의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매년 연말마다 금융권에 퇴직연금 쏠림현상이 발생하면서, 금융당국과 금융권이 이를 막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나섰다.

   
▲ (왼쪽부터) 김범준 부원장보, 이명순 수석부원장, 김형원 금융시장안정국장./사진=금융감독원 제공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명순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이날 오후 본원에서 금융협회 및 금융권 퇴직연금 담당 임원 15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금융회사의 퇴직연금 부담금 분납 계획, 협회의 세부 실천방안 등을 협의했다.

이 수석부원장은 인사말에서 "퇴직연금 적립금이 345조원(6월 말)을 넘어서며 금융시장에 성장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면서도 "'기업들의 신규 부담금 납입'과 '기존 적립금의 만기'가 연말에 집중되는 관행은 금융시장 안정을 해치는 요인이 돼 왔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작년 연말 자금시장 경색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금융회사 간 퇴직연금 유치경쟁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확대시키고, 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다른 금융사의 퇴직연금 상품 공시금리를 확인한 후 더 높은 금리를 제시하는 이른바 '커닝 공시'가 발생한 것이다.

이에 금감원은 모범을 보이기 위해 올해 퇴직연금 부담금을 선행적으로 분산 납입한다는 입장이다. DB형 퇴직연금 부담금의 50%를 8월과 10월에 각각 25%씩 분납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면서 금융권도 퇴직연금 부담금 분납 및 기존 적립금의 만기 다변화에 적극 동참할 것을 요청했다.

또 기업의 상품선택권 확대, 적립금 포트폴리오의 다변화를 위해 금융사가 올 연말까지 다양한 만기의 상품을 개발·출시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 수석부원장의 당부에 발맞춰 간담회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작년 연말의 경우 금융시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퇴직연금 머니무브 리스크가 있었다"며 "이번 금융당국의 조치는 적절하며 금융회사의 부담금 분납시 연말 뿐 아니라 월말 집중도 피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또 "퇴직연금 분납은 시장안정화 뿐 아니라 금융회사의 다양한 상품 출시와 수요자의 상품선택권 확대 등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궁극적으로 금융회사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회사가 연내에 다양한 퇴직연금상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개선 등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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