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 위주 대출 포트폴리오 다변화해 '건전성' 확보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최근 카카오뱅크(카뱅)와 케이뱅크(케뱅)가 주택담보대출 신규 고객 및 대환(대출 갈아타기) 고객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저 연 4%대부터 시작하는 시중은행과 달리 두 은행은 3% 후반대의 금리를 제시하고 있는데, 실제 내 집 마련을 희망하는 신규 대출자와 대환(대출 갈아타기)을 희망하는 대출자(차주)들을 중심으로 주담대가 빠르게 늘어나는 모습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뱅과 케뱅의 주담대 대출금리는 연 3% 후반대에 형성돼 있다. 우선 카뱅의 경우 변동금리가 연 4.059~6.821%, 혼합금리가 연 3.908~6.537%로 고시됐다. 혼합금리는 금융채 5년물을 기반으로 대출 최초 실행 후 5년간 고정금리를, 5년 이후부터 신규 자금조달비용지수(코픽스·COFIX) 6개월물 금리를 각각 반영한다. 

   
▲ 최근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주택담보대출 신규 고객 및 대환(대출 갈아타기) 고객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사진=각사 제공


카뱅은 금융채 5년물 금리 연 4.282%에 가산금리를 적용하고 있지만 △생애최초 주택구입(0.3%포인트(p)) △카뱅 전월세보증금대출 이용기간 1년 이상(0.2%p) △거치기간 없음(0.2%p) 등의 우대혜택을 적용해 금리를 최저 연 3.908%까지 끌어내렸다.

케뱅은 구입자금 및 생활안정자금용에 혼합금리(금융채 5년물 후 금융채 1년물 금리 적용) 연 4.12~5.15%, 변동금리(신규코픽스 6개월) 연 4.18~6.04%로 각각 고시했다. 타행에서 대환을 희망하는 고객에게는 혼합금리 연 4.12~5.15%, 변동금리(신잔액코픽스 3개월물) 연 3.78~5.77%를 각각 적용하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 하단이 연 4%대에 형성됐다는 점에서 두 은행 금리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전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연 3.81~6.23%, 변동금리는 연 4.08~6.94%로 집계됐다.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정책 모기지로 한시 공급 중인 '특례보금자리론'보다도 금리가 낮다. 주금공은 오는 11일부터 일반형(주택가격 6억원 초과 또는 소득 1억원 초과) 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해 연 4.15~4.45%를 연 4.40~4.70%로 상향 조정할 예정이다. 우대형 금리(주택가격 6억원, 소득 1억원 이하)는 동결돼 연 4.05∼4.35%를 그대로 적용한다. 

특례보금자리론이 설정한 대출기간 동안 고정금리를 채택하는 것과 달리, 두 은행은 5년만 고정금리를 채택하고 이후 변동금리로 돌아선다는 게 차주로선 리스크 요인이다. 

다만 혼합금리가 시판 중인 은행권 상품 중 가장 낮은 편에 속하고, 소득조건 및 담보물 가격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차주들의 관심은 커질 수밖에 없다. 더불어 5년 후 변동금리로 돌아서지만, 차주들이 시장금리 추이에 따라 타행으로 대환할 수 있다는 점을 학습한 것도 대환에 영향을 주고 있다.

실제 금리경쟁력과 대출조건의 이점을 두루 갖춘 덕분에 두 은행을 찾는 고객들도 빠르게 늘어나는 모습이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카뱅이 지난 6월 취급한 분할상환방식 주담대 평균 금리는 연 4.02%로, 16개 은행 중 가장 낮았다. 

이에 힘입어 지난 2분기 기준 주담대 잔액은 약 5조 5000억원으로 전분기 2조 4000억원 대비 약 3조원 늘었다. 2분기에만 약 3조 5000억원이 새로이 취급됐는데, 이 중 약 60%가 대환목적으로 공급됐다. 내집마련 수요보다 타행에서 주담대를 보유한 고객들의 대환이 더 많은 것으로 해석된다.

케뱅도 자사 상품 '아파트담보대출'로의 대환대출 고객이 부쩍 늘었다. 케뱅에 따르면 올 상반기 아담대 가입고객 2명 중 1명은 연 3%대 금리로 대출을 실행했는데, 가입자의 약 98%가 3~4%대 금리로 대출을 일으켰다. 특히 상반기 아담대 신규취급액 1조 4000억여원 중 대환대출이 절반 가량인 7000억여원을 차지했다.

두 은행의 행보는 신용대출 중심의 대출 포트폴리오 구조를 상대적으로 안전한 주담대로 넓혀 자산건전성을 꾀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고금리 위기 속 당국의 '포용금융' 요구에 부응해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하면서 자산건전성도 덩달아 악화된 까닭이다. 

올해 1분기 포용금융 실적은 카뱅 25.7%, 케뱅 23.9%, 토스뱅크 42.06%로 각각 집계됐는데, 연말까지 카뱅 30%, 케뱅 32%, 토뱅 44%를 각각 달성해야 한다.

포용금융 압박에도 불구 두 은행의 자산건전성은 주담대 확대로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대표적으로 최근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카뱅은 연체율이 0.58%로 전분기 0.52% 대비 0.06%p 하락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카뱅의 연체율은 0.49%로 1년 전보다 0.27%p 상승하는 등 위기론이 부상하기도 했다.

윤호영 카뱅 대표는 지난 4월 열린 '2023 카카오뱅크 프레스톡'에서 연체율 증가분에 대해 "대부분 중저신용자 대출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며 "지극히 당연한 상황이다"고 설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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