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4연임에 나서지 않고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그룹의 새로운 변화를 위해 타 후보들에게 바톤을 넘긴다는 입장이다.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6일 윤 회장이 연임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회추위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윤 회장의 임기는 오는 11월 20일까지다.
|
|
|
▲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사진=KB금융그룹 제공 |
윤 회장은 이번주 회추위원들에게 "그룹의 새로운 미래와 변화를 위해 KB금융그룹의 바톤을 넘길 때가 됐다"며 "KB금융그룹이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리딩금융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 역량 있는 분이 후임 회장에 선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회추위는 지난달 20일 차기 CEO를 선정하는 경영승계절차를 본격 선언했다. 이달 8일 롱리스트를 대상으로 1차 숏리스트 6명을 확정하고, 29일에는 6명을 대상으로 1차 인터뷰 및 심사를 거쳐 2차 숏리스트를 3명으로 압축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날 윤 회장이 용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윤 회장을 제외한 롱리스트에서 숏리스트가 결정되게 된다.
지난 2014년 11월 KB금융지주 회장으로 취임한 윤 회장은 2017년과 2020년에도 내리 연임에 성공하면서 만 9년째 KB금융을 이끌고 있다. 윤 회장은 취임 이후 회장과 은행장을 3년간 겸직하면서 KB사태의 내분으로 인한 혼란을 수습하는 한편, 핵심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와 적극적인 인수합병(M&A) 등으로 국내 1등 금융지주사의 자리를 굳건히 했다.
대표적으로 윤 회장은 지난 2015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을 시작으로 이듬해 현대증권(현 KB증권), 2020년 푸르덴셜생명(현 KB라이프생명) 등의 인수합병을 두루 주도하며 비은행 사업을 강화해 국내 최고의 금융그룹으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2017년에는 그룹 설립 이래 최초로 3조원대 순이익을 달성했고, 2021년 4조 4096억원, 2022년 4조 1217억원을 연이어 달성하며, 2년 연속 4조원대의 순이익을 거두기도 했다. 윤 회장이 KB금융 회장을 맡은 2014년의 순이익 1조 4000억원에 견주면 약 3배 넘게 그룹을 키운 셈이다. 윤 회장은 올해 상반기에만 3조원에 육박하는 역대급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윤 회장은 고객·주주·직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상생도 강조했다. '고객중심'의 핵심가치를 조직 전반에 내재화해 고객중심경영을 적극 실천했고, 주주환원 정책도 강화하는 등 주주가치 중심의 경영을 이어왔다.
또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환경·사회·지배구조(ESG)경영을 확산시키고, 사회공헌 사업을 확대하며 우리 사회에 선한 영향력이 전파되도록 사회적 가치 창출에도 힘을 썼다. 특히 고객·사회와의 상생을 통한 '지속가능한 KB'를 만들기 위해 조직문화를 변화시켰고, 열린 소통을 통해 임직원이 1등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만들어 왔다.
김경호 회추위원장은 "윤 회장이 취임 시 꿈꿨던 KB의 모습을 어느정도 이뤘기에, 이젠 그 동안 이사회를 중심으로 구축한 안정적인 지배구조와 효과적인 경영승계 시스템이 잘 작동함을 시장에 보여줄 시기가 됐다는 의사를 연초부터 이사회에 비쳐왔다"며 "너무 아쉽긴 하지만 윤 회장의 선택을 존중하고, 그와 함께 했던 시간을 이사회도 소중한 기억으로 간직할 것이다"고 전했다.
또 "윤 회장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경영자이자 존경받는 리더 중 한명이다"며 "그가 이사회에 보여준 투명하고, 객관적이며, 존중하는 모습은 KB 지배구조의 틀을 만드는 기회가 됐고, 미래의 CEO에게도 좋은 전통으로 남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회추위는 이달 8일 롱리스트를 대상으로 1차 숏리스트 6명을 확정하고, 29일에는 6명을 대상으로 1차 인터뷰 및 심사를 거쳐 2차 숏리스트를 3명으로 압축할 예정이다. 이어 다음달 8일 3명의 후보자를 대상으로 2차 인터뷰를 통한 심층평가를 실시하고 투표를 통해 최종 후보자 1인을 확정할 계획이다.
최종 후보자는 관련 법령에서 정한 자격 검증을 통과하면, 회추위와 이사회의 추천절차를 거쳐 오는 11월 20일에 열리는 주총의 승인에 따라 차기 회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