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부서 의존, 조직문화 등 장애요인 디지털 전환 막아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금융권이 디지털 전환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투자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제기됐다. 경영진의 디지털 관련 비전 부재, 특정 부서 의존, 조직문화 등이 디지털화를 가로막고 있다는 평가다. 

7일 한국금융연구원이 펴낸 '국내 금융회사의 효율적인 디지털 전환을 위한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금융사들은 디지털화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지만, 일부 장애요인들로 인해 투자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 

   
▲ 금융권이 디지털 전환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투자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제기됐다. 경영진의 디지털 관련 비전 부재, 특정 부서 의존, 조직문화 등이 디지털화를 가로막고 있다는 평가다./사진=김상문 기자


보고서를 집필한 서병호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뚜렷하지 않은 디지털 비전 △특정 부서 의존 △경직된 조직문화 △전문인력 부족 △금융보안 등의 경직적 규제 등을 장애요인으로 꼽았다.

우선 디지털 비전은 일관된 방향성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정된 예산으로 최고의 효과를 내야 하는 만큼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까닭이다. 특히 경영진이 교체될 때마다 다른 방향의 비전을 제시하면 기존 투자가 무의미해진다는 점에서 일관된 비전으로 투자 효율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정 부서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도 문제로 꼽혔다. 디지털 전문가들은 현장영업이나 리스크관리 등을 맡지 않아 비즈니스 모델과 연계해 수익을 창출하거나, 리스크관리와 응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소비자를 배려하지 않는 기술 우선주의 행태도 문제로 지적됐다. 서 선임위원은 "디지털 부서에만 맡기면 IT 전문가들이 기술 우선주의나 개발자 편의주의에 빠져 정작 금융소비자의 편의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소비자와의 소통 채널이 있는 부서와의 협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상명하달식(톱다운)' 문화가 강한 금융권의 경직된 조직문화도 애로요인으로 꼽힌다. 새로운 시도가 처벌로 이어질 것이라는 두려움으로 인해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직원들이 소통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그 외 내부 전문인력의 부족, 경직적인 금융규제도 디지털 전환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혔다.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 방안은 무엇일까. 서 선임위원은 우선적으로 경영진이 꾸준한 관심과 뚜렷한 비전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는 "디지털 경쟁력이 곧 금융회사의 경쟁력이자 미래라는 전사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경영진이 디지털 전환에 꾸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디지털 전환처럼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사업은 가시적 성과를 이끌어낼 수 없어 경영진에게 매력적이지 않다. 대체로 CEO 임기가 짧고 성과에 따른 보상이 확실한 까닭이다. 

이에 경영진의 장기 성과보수 체계에 디지털 전환의 성과를 반영하고, 디지털 전환 비전에 부합하는 로드맵을 세워 달성도를 평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외에도 서 선임위원은 △디지털 부서와 타 부서 간 협업체계 구축 △디지털 관련 실적에 대한 중장기적 접근 △금융보안 시스템 선진화 등을 해결책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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