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과 커피, 빵, 과자류 등 밀크플레이션 우려
[미디어펜=이미미 기자] 오는 10월부터 우유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소비자 주머니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낙농진흥회가 원유(原乳) 기본가격을 ℓ당 88원 올리기로 결정하면서 아이스크림과 커피, 빵, 과자류 등 우유가 들어가는 가공품 가격도 덩달아 오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 대형마트 우유매대./사진=미디어펜DB


낙농가와 유업계 관계자로 구성된 낙농진흥회는 지난 27일 원유 기본가격 조정 협상 소위원회 11차 회의를 열고, ‘음용유용 원유’ 가격은 ℓ당 88원, ‘가공유용 원유’ 가격은 ℓ당 87원 올리기로 했다. 이번 인상 폭은 2013년 원유가격연동제 도입 이후 두 번째로 큰 규모다. 

특히 1ℓ 흰 우윳값이 지난해 가격 인상으로 2800원대로 오른 만큼, 올해는 3000원을 넘길 공산이 크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우유 관련 제품들의 연쇄 가격 인상 우려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는 “다수의 업체에서 멸균우유 사용 비중이 높고 아이스크림이나 과자 등에도 약 1~5% 정도의 유제품에 들어간다”며 “밀크플레이션은 과장된 표현”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식품업계도 가공품에 우유(원유)가 들어가는 비중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지만, 최근 관련 제품들의 가격 인상 시기를 살펴보면 원윳값 협상 전후 연달아 올랐다. 

지난해의 경우 원윳값 협상이 예년보다 늦어지면서 9월에서야 본격적인 조정을 시작했다. 같은 해 서울우유협동조합과 남양유업, 매일유업 등 유업체들은 9~10월 연달아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해당 제품은 피자치즈와 두유, 컵커피, 요거트 등이다.

올해 인상된 원유기본가격은 오는 10월 1일부터 적용된다. 정부는 물가부담 완화를 위해 8월 1일에서 2개월 연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체감하기 어렵다. 

원윳값에 영향을 받는 품목 중 하나로 꼽히는 아이스크림 가격부터 벌써 심상치 않다. 

SPC그룹이 운영하는 배스킨라빈스의 아이스크림 가격은 지난 4일부터 8%가량 인상됐다. 지난해 2월 이후 약 1년 6개월 만의 인상이다. 배스킨라빈스 측은 점주협의회와 논의에 따라 이번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 권고에 따라 식품업계는 가격 인상을 자제해 왔다. 롯데웰푸드 등의 빙과류 공급가 인상에도 주요 편의점들은 지난 달 1일로 예정돼있던 제품 판매가 인상을 보류하기로 했다. 하지만 일시적인 조치일 뿐, 전국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아이스크림 가격 부담은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7월 아이스크림 소비자물가지수는 118.99로 지난해 동월 대비 10.7% 상승했다. 전체 물가 상승률 2.3%의 4.7배에 달하는 수치다. 

편의점 관계자는 “그동안의 원재료·인건비 상승 등이 시차를 두고 상품 가격에 반영 돼왔다. 일시적으로 보류하더라도, 카테고리별로 가격 인상 도미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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