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이 금품수수 혐의로 구속 기로에 놓이면서 새마을금고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커지고 있다.

서울동부지법 신현일 부장판사는 8일 오후 2시 30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 혐의를 받는 박 회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하고 구속 필요성을 심리한다. 구속 여부는 이날 밤 결정될 전망이다.

   
▲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사진=새마을금고중앙회 제공


새마을금고중앙회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서현욱 부장검사)는 박 회장의 금품수수 정황을 포착해 지난 3일 그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한 뒤 이튿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지난 3월 새마을금고가 사모펀드에 거액의 자금을 출자하는 과정에서의 비리를 포착하고 수사 중이다.

검찰은 3000억원대 새마을금고 펀드 출자금을 유치해주는 대가로 자산운용업체 S사로부터 거액의 뒷돈을 받은 M캐피탈(옛 효성캐피탈) 최모(44) 부사장과 실제 출자를 실행한 새마을금고중앙회 기업금융부 최모(43) 차장을 지난 6월 구속기소했다. 이들은 모두 박 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7일에는 특정 자산운용사에서 펀드 출자 특혜를 준 의혹을 받는 류혁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이사에 대한 구속영장도 신청했다. 다만 이는 “범죄 혐의 일부 구성 요소에 다툼의 여지가 있고,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가 크지 않다”며 기각됐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박 회장 등 윗선이 개입했는지, 다른 사모펀드 출자 과정에서도 유사한 비리가 있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지난달 20일에는 박 회장의 자택과 새마을금고중앙회 등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이에 앞서 새마을금고는 지난달 수백억대 부동산 PF 대출채권 부실로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위기를 맞은 바 있다.

이에 새마을금고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다시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당시 새마을금고의 감독기관인 행정안전부와 금융당국에서 진화에 나서면서 최근 새마을금고가 내놓은 고금리 특판 상품이 이틀 만에 완판되는 등 뱅크런 우려는 진정세에 접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새마을금고는 중도해지 예적금 재예치 시 이자를 원래대로 복원하고 비과세 혜택을 제공하며 사태수습에 나섰다. 한창섭 행안부 차관과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직접 새마을금고를 찾아 예금에 가입하며 새마을금고의 안전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 회장이 구속 위기에 놓이면서 시장의 불안 심리가 다시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이 구속되고 기소가 이뤄지면 직무가 정지돼 새마을금고 경영에도 공백이 생기게 된다.

이와 관련해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이날 밤 발표될 영장심사 결과를 기다리며 말을 아끼고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아직 검찰 수사를 지켜보는 단계”라며 “추후 중앙회 차원의 공식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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