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최근 BNK경남은행에서 대규모 횡령 사고가 불거진 데 이어 이번에는 DGB대구은행에서 영업점 직원들이 고객 몰래 문서를 위조해 불법계좌를 개설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은행 측에 자체 검사를 맡겼던 금융감독원은 긴급 현장검사에 나섰다. 연내 시중은행 전환을 앞둔 대구은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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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GB대구은행에서 영업점 직원들이 고객 몰래 문서를 위조해 불법계좌를 개설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사진=대구은행 제공 |
10일 금융권과 금감원 등에 따르면 당국은 대구은행이 고객 동의없이 예금 연계 증권계좌를 임의로 추가 개설한 혐의로 전날 긴급 검사에 착수했다.
대구은행은 지난 2021년 8월부터 은행 입출금통장과 연계해 다수 증권회사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 운영 중이다.
금감원은 외부 제보 등을 통해 대구은행 영업점에서 증권계좌 개설 실적을 높일 목적으로 1개 증권계좌를 개설한 고객을 대상으로 고객 동의 없이 추가 증권계좌를 개설했다는 내용을 파악하게 됐다. 고객이 실제로 영업점에서 작성한 A증권사 계좌 개설신청서를 복사하고, 이를 수정해 B증권사 계좌를 임의 개설하는데 활용한 것이다.
아울러 직원들은 임의 개설 사실을 숨기기 위해 계좌개설 안내문자(SMS)를 차단하기도 했다.
같은 증권사의 계좌를 추가 개설한 정황도 포착된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일부 지점 직원 수십명은 평가 실적을 올리기 위해 지난해 1000여건이 넘는 고객 문서를 위조해 증권 계좌를 개설했다. 가령 고객에게 A증권사 위탁 계좌 개설 신청서를 받고, 같은 신청서를 복사해 '계좌 종류'만 다르게 표기하고 A증권사 해외선물계좌까지 개설하는 식이다.
대부분의 고객은 'A 증권사 계좌가 개설됐다'는 문자를 2번 받고 특별한 의심 없이 지나갔다. 하지만 한 고객이 동의하지 않은 계좌가 개설됐다는 사실을 파악했고, 지난 6월 30일 대구은행에 관련 민원을 제기하면서 직원들의 비위가 밝혀졌다.
대구은행은 민원에 따라 지난달 12일부터 자체감사를 진행했는데,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금감원이 전날부터 긴급 검사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혐의에 따라 엄중 조치한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검사에서 임의 개설이 의심되는 계좌 전건에 대해 철저히 검사하고, 검사 결과 드러난 위법·부당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조치할 예정"이라며 "대구은행이 본 건 사실을 인지하고도 금감원에 신속히 보고하지 않은 경위를 살펴보고 문제가 있다면 이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고 전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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