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사회의를 열고 공세적인 군사적 대응안들을 결정했다고 노동신문 등 북한매체가 10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에도 남한 지도를 걸어놓고 서울과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 지역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사전 제압’ ‘전쟁 준비’ 등을 언급했으며, 실전훈련과 무기의 대량생산을 지시했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7차 확대회의를 열고 “공세적으로 전쟁준비를 하라”고 지시했다.

김 위원장은 “적의 군사력 사용을 사전에 제압해 전쟁 발생 시 각이한 형태의 공격 행동을 일제히 소멸시켜야 한다”면서 “타격수단들을 더 많이 확대해 보유하고, 부대들에 기동적 실전 배비(배치해 설비함)하는 사업을 심화시키라”고 했다.

또 “배비된 신형 무장장비들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실전훈련을 적극적으로 하고, 항상 동원된 전투준비태세를 유지해 군대의 전쟁수행능력을 비약적으로 상승시켜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군수공장과 기업소에서 각종 무장장비들의 대량생산투쟁이 본격화되어야 한다”면서 무장장비 생산능력 조성과 생산계획목표를 제시했다.

이번 북한의 군사회의는 8월 한미연합 군사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을지프리덤실드·UFS) 연습을 겨냥해 대응 의지를 과시한 것이라는 전문가 분석이 나온다. 또 18일 한미일 정상회의와 이를 계기로 한미일 군사공조가 강화될 것을 염두에 두고 내부결속 의도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을지 자유의 방패’ 훈련을 철저히 북침전쟁연습으로 인식하고 준전시체제로 대응해왔다”며 “지난해 7월 29일에도 당 중앙군사위원회를 통해 7월 30일~8월 30일 한 달 동안 ‘전당, 전군, 전민이 만반의 전투태세를 갖추고 협동군사훈련을 실시하라’는 명령을 내린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 교수는 북한이 내달 9일 정권수립 75주년에 민간무력열병식을 연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민간무력의 전민 항전태세로 전쟁준비태세를 강화하려는 차원으로 판단된다”면서 “북한은 전략핵무력과 전술핵무력을 비롯해 120만 정규군대와 노동적위군으로 무장된 가장 방대한 규모의 민간무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도 “과거 한미훈련이 시작되면 단발적으로 반발해온 것과 달리 앞으로 자신들도 우리 을지훈련과 같은 전쟁대비태세 연습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번에 리영길 총참모장 재등용과 관련해 “작전계획 수립에 잔뼈가 굵은 리영길을 재등용한 것은 핵무기를 보유한 상황에서 핵무기를 포함한 군사력의 효과적 배치와 운용이 관건인 것을 암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대진 원주 한라대 교수는 “전선군단이 중심이 되어 새로 배비된 무기체계들을 실전에서 활용할 수 있는 계획에 대한 최종 토의 및 승인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고, “한미연합훈련 전후로 무인기, 무인잠수정 등을 동원한 새로운 양상의 도발 가능성도 있다. 도발 형태에 따라 새로운 무기 배비 체계와 작전계획의 대강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