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조달비용 상승, 충당금 증가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카드사들이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업(CB)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600만 개인사업자를 잠재적 대출 고객으로 끌어오겠다는 방침이다.

1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최근 금융위원회에 개인사업자 CB업 본허가를 신청했다. 삼성카드는 연내 자격을 획득하고 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 실적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카드사들이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업(CB)에 적극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기존 금융위로부터 CB업 정식인가를 받은 신한·KB·BC카드에 이어 삼성카드가 추가되면 카드업계 1~3위사가 모두 CB업에 진출하게 된다. 신한·KB·BC카드는 2019년부터 금융위 혁신금융서비스를 통해 시범사업을 해오다 2021년부터 정식 허가를 받아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개인사업자 CB는 기존 신용평가 모델에 가맹점 매출 규모, 휴업 정보, 지역 상권 성장성 등 카드사가 보유하고 있는 빅데이터를 결합해 개인사업자의 상환 능력을 추정한다. 이를 통해 더 정교한 리스크관리가 가능해지면서 직장인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적용받거나 대출을 거절당한 개인사업자의 금융서비스 이용 편익을 증대하고, 부실 사업자 감소에도 기여할 수 있다.

정부는 2020년 8월 신용정보법 개정안을 시행하면서 CB업을 개인 CB, 기업 CB, 개인사업자 CB 등으로 나누고, 신용카드사 등도 이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했다. 특히 카드사는 방대한 빅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어 다른 금융사보다 더 높은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개인사업자CB 사업 ‘마이크레딧(MyCredit)’을 운영 중인 신한카드는 최근 토스와 ‘데이터 공동 사업을 위한 신용평가모델 및 금융서비스 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업무협약으로 양사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는 카드사는 향후 금융소외계층을 비롯한 개인 및 개인사업자가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정밀한 대안평가지표를 개발해 이를 대출 상품에 활용하고, 개인사업자용 신용관리 서비스를 공동 개발, 토스에 적용해 소상공인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BC카드는 온라인에서 활동 중인 개인사업자를 위한 신용평가 서비스 ‘Biz Credit’을 고도화했다. 매출 데이터로만 산정됐던 기존 산정 방식에 온라인 사업자의 매출 활성도, 온라인 특화 업종별 매출 특성, 업력 등을 추가해 보다 정확한 신용등급을 부여할 수 있도록 해 ‘Biz Credit’을 이용하는 금융기관은 보다 고도화된 신용등급 평가를 바탕으로 리스크를 최소화한 대출을 제공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카드사들은 개인사업자 CB업을 통해 대출상품을 다양화하고 대출사업을 확대하겠다는 복안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1019조8000억원으로 전년 말 909조2000억원보다 12.2%(110조6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첫 1000조원을 돌파한 후 2분기 연속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개인사업자 CB 서비스를 통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제도권 금융회사 이용이 수월해지고 사업 경쟁력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카드사들도 새로운 고객 확보와 함께 CB 제휴를 통한 수수료 수익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