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미미 기자 ]중국인의 한국 단체 관광 빗장이 무려 6년 만에 풀리면서 국내 면세점 업계도 들썩이고 있다.
11일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중국 정부의 방한 단체관광 전면 허용 발표 직후, 기업들은 현지 마케팅 재개에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당초 업계에서 빨라야 올해 말 정도로 예상했던 중국인 단체 관광이 반년 가량 이른 시점에 풀렸다. 당장 다음 달에는 중국 최대 명절인 중추절과 국경절 연휴(9월 29일~10월6일)를 앞두고 있어 손님맞이에 최대한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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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시내 면세점 내부 전경 |
유커(遊客)로 잘 알려진 중국인 단체관광객은 객단가(1인당 구매액)가 높아 면세점 매출 비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큰 손’으로 불린다. 중국인 단체관광객 객단가는 기타 중국, 동남아 개별관광객의 3~4배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커 덕분에 면세점 업계도 ‘황금알을 낳는 거위’란 별명이 붙을 만큼 전성기를 누렸지만, 2016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이후 면세점들은 기나긴 암흑기에 접어들었다.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조치 등으로 중국인 단체관광이 뚝 끊긴 데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까지 이어졌다. 그동안 면세점 업계는 매출 반 토막은 물론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 도입 등 고통을 감내해왔다.
이번 중국인 단체관광 허용은 그야말로 가뭄에 단비 같은 희소식인 셈이다. 지난 4월 인천국제공항 DF1·3 구역의 면세 사업자로 최종 선정된 신라면세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 신세계면세점에도 호재다.
다만 사드,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단체관광 유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우리나라 외에도 일본이나 베트남 등 인접국가로 분산됐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의 경우 엔저(엔화 약세) 효과로 여행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백화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6월 전국 백화점의 면세 매출액은 2019년 6월에 비해 0.8% 감소하는 수준까지 회복했다. 특히 인바운드(해외에서 국내 유입 관광객) 성장세가 두드러지면서6월 매출액은 코로나19가 발발한 2020년 2월 이후, 최고액을 기록했다.
국내 면세점 관계자는 “사드 사태 이후 일본과 동남아 쪽으로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빠진 부분도 있고, 최근 엔저도 영향이 있다”며 “중국인의 한국 단체 관광이 허용되긴 했지만, 여행패키지 상품이 만들어지고 구매까지 이뤄지려면 빨라야 두 달은 걸린다. 사드 이전 수준으로 매출을 회복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중국 단체 관광 허용을 대비해 미리 MD를 개편하고, 위챗페이(중국 3대 간편결제 시스템) 도입 등을 준비 해왔다. 현지 SNS 홍보활동도 적극 벌이고 있다”면서도 “항공 노선 회복이 먼저다. 중국에서 한국을 오는 노선 수가 많지 않아 아직 비용이 비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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