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준 기자]태평양전쟁에서 사망하거나 행방불명된 조선 출신 군인과 군속(군무원)을 기재한 명부가 새로 확인됐다.
14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국사편찬위원회는 이날 일본 국립공문서관이 소장한 '전몰자등원호관계자료' 문서군에 포함된 군인·군속 사망자 명부를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명부는 '조선사연'(朝鮮死連·사망자연명부), '사망자원부', '사몰자(死沒者)연명부', '군속전몰자처리원표철', '조선육상군인군속유수명부', '조선1~7'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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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사편찬위원회는 14일 일본 국립공문서관이 소장한 '전몰자등원호관계자료' 문서군에 포함된 군인·군속 사망자 명부를 공개했다. /사진=국사편찬위원회 |
이들 명부는 일부를 제외하면 일본의 패전 후인 1946∼1949년에 작성된 것으로 파악된다.
그간 식민지 시기 징용·징병자를 정리한 명부는 몇 차례 확인됐으나 대부분은 조선인과 일본인 구분이 돼 있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명부는 본적이 조선인 경우 등 조선 출신의 사람이 대부분이다.
위원회는 "조선 출신 군인과 군속 사망자가 정리된 명부가 발굴된 것은 처음"이라며 "전쟁 후 일본 후생노동성에서 작성돼 국립공문서관에서 소장해왔다"고 설명했다.
명부에는 사망하거나 행방불명된 사람의 개인정보를 비롯해 사망한 일시와 장소, 사망 이유, 사후 처리 내용 등 정보가 상세하게 기록돼 있다.
일례로 '군속전몰자처리원표철'에 포함된 김모 씨의 자료를 보면 그가 노동부대였던 제233 설영대(設營隊) 소속 공원(工員)이었다고 돼 있다.
기록에 따르면 김씨는 1907년 12월 경남 진주 태생으로 파악된다.
그는 1944년 7월 24일 티니안섬에서 식량을 운반하는 작업 중 단총으로 사살됐으며, 그의 유골과 유류품은 일본 교토(京都)의 조선인연맹에 위탁됐다.
위원회는 명부들이 전후 처리 과정에서 작성됐으리라 추정하고 있다.
사망자에 대한 보상 문제가 제기됐을 때를 대비한 기초자료, 혹은 조선 출신 희생자를 야스쿠니(靖國) 신사에 합사하기 위한 정보 제공 등의 목적이 거론된다.
위원회 관계자는 "식민지 시기 징용과 징병 실태를 파악할 수 있는 자료로, 이들이 어떤 상황에 처했고 어떻게 죽음을 맞아야 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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