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 여야가 8월 임시국회 일정을 쉽게 협의하지 못하고 있다. 검찰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정치적 이해관계가 맞물린 탓이다. 민주당은 ‘비회기’ 일정을 확보해 체포동의안 정국 재현을 피하려는 반면 국민의힘은 회기를 이어가 민주당의 분열을 유도하려는 계획이다.
여야는 전날 8월 임시국회 일정을 두고 기싸움을 이어갔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 17일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검찰 소환 조사를 받으며 사법 리스크가 재주목 받게 된 영향이다.
민주당은 앞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임시국회 연장 전략으로 방어했다. 회기 중 국회의원을 체포하거나 구금하기 위해서는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국회법에 따라 180여 석에 달하는 의석 수를 활용해 이른바 ‘방탄’에 나섰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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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백현동 특혜개발 의혹과 관련 8월 17일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그러나 총선이 다가옴에 따라 민주당은 사법 리스크 대응 전략을 수정하게 됐다. 앞서 두 차례의 체포동의안 정국을 겪으며 ‘방탄 정당’이라는 프레임이 견고해져 여론 악화는 물론 지도부의 리더십까지 위협받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이재명 대표부터 스스로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고 정면돌파를 선언했다. 이 대표는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며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면 제 발로 출석해 심사를 받겠다”면서 "회기 중 영장 청구로 분열과 갈등을 노리는 정치 꼼수를 포기하고 당당히 비회기에 구속영장을 청구하라“고 배수진을 쳤다.
검찰의 수사를 피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는 모습을 연출해 자신에 대한 수사가 ‘정치 탄압’이라는 여론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민주당도 이 대표의 배수진 전략에 호응하는 모양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는 영장실질심사를 받겠다고 거듭 밝혔다”면서 "민주당은 이 대표의 영장실질심사를 막기 위한 국회 회기를 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이 비회기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을 강조하고 그간 회기 연장을 반대해왔던 국민의힘을 역으로 압박한 것이다.
민주당의 반격에 국민의힘은 소극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들은 회기 연장이 ‘방탄 국회’라고 부정적 입장을 보였던 모습과 달리 8월 임시국회에서 비회기 일정을 확보하는 것에 부정적이다.
이는 이 대표를 향한 검찰의 구속영장이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에서 기각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후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또 회기를 지속해 체포동의안 정국이 재현될 경우 내부 분열을 유도할 수 있어 회기 내 영장 청구가 ‘일거양득’의 기회라는 판단이 적용된 것으로도 파악된다.
따라서 국민의힘은 앞선 입장과 달리 민주당의 비회기 영장 청구 요구에 비판의 목소리를 분출하고 있다. 민주당이 여론전으로 반격에 나설 수 있는 여지를 최소화하려는 속셈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19일 논평을 통해 “이재명 대표가 검찰 수사를 정치검찰의 조작 수사라고 조롱하며 앞에서는 영장심사에 제 발로 출석하겠다더니 뒤로는 3중 방탄 플랜을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방탄 플랜A는 당당하게 비회기 때 구속영장을 청구하라는 호통으로 시작한다”며 “비회기 때라는 이틀 한정판 구속영장 청구를 주문하며 구속영장 청구 시기조차 내 마음대로 정하겠다고 억지를 부리고 있다”며 비회기 영장 청구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한편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는 8월 임시국회와 무관한 9월 초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9월 정기국회가 시작될 경우 법적으로 100일간 회기가 진행돼 민주당의 내부 분열이 예상되는 체포동의안 정국이 재현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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