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리오넬 메시(36·인터 마이애미)가 결국 해냈다. 마이애미 유니폼을 입고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전 경기 골을 터뜨리며 팀에 우승컵을 안겼다.

인터 마이애미는 20일(한국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의 지오디스 파크에서 열린 내슈빌 SC와 '2023 리그스컵' 결승전에서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10-9로 이겨 우승을 차지했다. 리그스컵은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와 멕시코리그 소속 팀들이 출전해 우승을 가리는 컵대회다. 

   
▲ 리그스컵에서 우승한 마이애미 선수단이 시상대 위에 올라 우승컵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인터 마이애미 SNS


마이애미가 우승한 것은 모든 대회를 통틀어 창단 후 처음이다. 

더군다나 마이애미는 MLS 정규시즌 동부지구 최하위에 머물러 있는 약체 팀이다. 그런 마이애미가 리그스컵 정상에 오른 것은 절대적으로 메시 영입 덕분이었다.

지난 7월 중순 마이애미에 입단한 메시는 이번 리그스컵을 통해 마이애미 유니폼을 입고 뛰는 모습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데뷔전이었던 조별리그 첫 경기 크루스 아술(멕시코)전에서 경기 막판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려 강렬한 신고식을 했던 메시는 이후 매 경기 골 퍼레이드를 펼쳤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5골을 넣으며 팀을 16강으로 이끌었고, 16강전부터 이날 결승전까지 토너먼트에서도 모두 골을 기록했다.

메시는 7경기에서 총 10골을 넣어 득점왕에 올랐고, 이변 없이 MVP로도 선정됐다. 돌풍 끝에 우승한 마이애미의 중심에는 이런 메시가 있었고, '축구의 신' 메시의 능력을 실감케 한 리그스컵이었다.

   
▲ 메시가 리그스컵 결승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린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인터 마이애미 SNS


이날 두 팀간 맞대결은 결승전답게 치열했다. 마이애미가 전반 23분 선제골을 넣고 리드를 잡았는데, 메시가 환상적인 골을 만들어냈다. 페널티 아크 부근에서 볼을 잡은 메시가 달라붙는 수비들을 순간적으로 따돌리고 왼발로 감아찬 중거리슛이 내슈빌 골문 왼쪽 상단으로 빨려들어갔다.

내슈빌도 그냥 주저앉지 않았다. 후반 12분 코너킥 상황에서 동점골을 넣었다. 피콜트의 헤딩슛이 수비와 골키퍼를 연이어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공식 기록은 골키퍼 자책골이었다. 

두 팀 모두 추가골을 넣지 못하고 1-1로 전후반 90분을 마쳤다. 대회 규정에 따라 연장전 없이 승부차기로 우승을 결정지어야 했다.

승부차기도 쉽게 결판나지 않았다. 내슈빌의 2번 키커가 실축한 반면 마이애미는 메시부터 4번 키커까지 모두 골을 성공시켰다. 마이애미의 5번 키커가 골을 넣었으면 그대로 끝났을 승부가 울로아의 실축으로 다시 동점이 됐다. 이후 10번 키커까지 두 팀 모두 골을 성공시켜 11번째 키커로는 양팀 골키퍼가 나섰다. 마이애미 골키퍼가 슛을 성공하고, 내슈빌 골키퍼의 슛은 실패하면서 마이애미의 우승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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