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 '118 프로젝트' 무산 이유로 계약 해지 움직임
시공사 재선정 시 사업 지연 및 공사비 상승 불가피
[미디어펜=서동영 기자]한남2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조합(이하 한남2구역 조합)이 시공사(대우건설) 교체 움직임을 보여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무리한 시공사 교체로 인해 발생하는 손해는 고스란히 조합과 조합원의 몫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 한남2구역 재개발에 속하는 보광동 골목./사진=서동영 기자


2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지난 18일 한남2구역 조합원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개최했다. 최근 한남2구역 조합이 시공권 계약 해지 움직임을 보여 조합과 조합원 달래기에 나선 것이다.
 
조합은 대우건설과 결별하려는 이유에 대해 대우건설이 지난해 11월 입찰 당시 약속한 '118 프로젝트'가 무산됐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남산 고도제한으로 현재 90m로 묶인 한남2구역 높이를 최고 118m까지 풀어 사업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서울시가 지난 6월 말 발표한 '신(新) 고도지구 구상안'에 따른 고도제한 완화에 한남2구역 등 한남뉴타운은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자 조합은 프로젝트 실현이 어려워졌다며 시공계약 해지 및 시공사 재선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우건설은 118 프로젝트와 신 고도지구 구상안은 별개의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한남2구역의 고도제한은 한남지구 지침에 의한 것이지 고도지구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일단 본계약부터 맺고 118 프로젝트를 시도하자며 조합원들을 설득 중이다.  

정비업계에서도 신 고도지구 구상안 미포함을 이유로 조합의 일방적인 시공사 계약 해지는 무리라는 게 중론이다. 더불어 한남2구역 조합 태도가 잘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비사업은 조합과 시공사가 힘을 합쳐도 성공이 쉽지 않다. 사업 초기인 지금은 118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하는데 되려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며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설사 시공사를 교체하더라도 조합과 조합원의 손해가 더 크다는 지적이다. 시공사 재선정 시 사업지연 및 공사비 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아파트 공사비가 하루가 다르게 치솟으면서 3.3㎡당 770만 원인 한남2구역 공사비로는 시공사 재선정이 어렵다는 예상이다. 서울 신당9구역 재개발 조합은 공사비를 3.3㎡당 840만 원까지 올렸음에도 시공사 선정에 실패했다. 

현장에서도 이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조합원은 "지금 같은 시기에는 빠른 사업 진행만이 최선일 텐데 조합이 어떤 생각인지 잘 모르겠다. 우선 조합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지켜볼 뿐"이라고 말했다. 

또 한남2구역 조합이 대우건설에 시공사 교체를 거론하며 118 프로젝트와 관련 없는 무리한 요구를 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 5월 선출된 새 조합장이 전임 조합장과 차별화되는 치적을 쌓고자 일부러 대우건설을 압박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고 있다. 

미디어펜은 시공사 교체 등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조합에 수차례 연락을 취하고 연락처도 남겼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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