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기버스 41.4%가 중국산…10대 중 4대
"국산 전기버스 가격 경쟁력 확보해야"
[미디어펜=김연지 기자]중국산 전기버스가 저가 공략을 내세워 한국 시장에서 빠르게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 국내에서 운행 중인 전기버스 10대 중 4대가 중국산으로 조사된 가운데 중국산에 잠식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국내 전기버스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가  국토교통부 자동차등록 데이터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국내에서 판매된 전기버스 1131대 중 전체의 41.4%인 468대가 중국산 전기버스인 것으로 집계됐다.  

업체별로 보면 현대차 일렉시티가 457대로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2위는 중국 하이거버스의 하이퍼스(191대)가 차지했다. CHTC 에픽시티(79대), 비야디 eBus-12(76대)는 각각 3·4위를 차지했다. 현대차 카운티 일렉트릭은 54대, 일렉시티 타운은 46대를 판매했다.

올해 7월 기준으로 국내 전기버스 운행차량 대수는 6641대다. 이중 2135대(32.1%)가 중국산 전기버스인 것으로 조사됐다. 운행중인 전기버스는 현대 일렉시티가 2177대로 가장 많았고, 하이거버스 하이퍼스가 574대, 비야디 eBus-12(285대), 에디슨모터스 이-화이버드(502대)가 그 뒤를 이었다.

   
▲ 현대차 유니버스 수소전기버스./사진=현대차 제공


중국산 전기버스는 저렴한 가격을 강점으로 한국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중국산 전기버스 국내 점유율은 2019년 23.9%, 2020년 33.2%, 2021년 38.7%, 2022년 41.8%으로 꾸준히 늘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중국산 전기버스가 내장재를 좋은 것을 쓰고 있는데 배터리는 저가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해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면서 "소비자들의 구매를 결정짓는 것은 결국에는 가격"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정부가 국내 산업을 활성시키는 차원에서 연구개발비 지원 등 전기버스의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요소를 제공해 국내 전기버스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줘야 한다"면서도 "우리나라 차에만 지원을 하게되면 FTA 문제도 있고, 역차별이 될 수 있어 지원이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내연기관차가 주를 이루던 시기에는 중국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했지만 기술 수준도 높아졌고, 그에 따른 시각이 많이 달라졌다. 때문에 중국산 전기버스의 점유율은 더욱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는 중국산 전기버스가 전체의 절반을 넘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 교수는 "중국의 수준이 예전의 '메이드 인 차이나' 그때의 수준이 아니다"라면서 "품질을 기본으로 한 상태에서 누가 가격 경쟁력을 누가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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