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최근 조직개편 및 인력감축을 예고한 통일부의 내년도 남북교류협력기금 및 일반회계를 합한 전체 예산이 올해에 비해 23% 감액됐다. 올해 503억원 삭감에 이어 내년엔 3271억원이 삭감되는 것으로 전례를 찾기 어려운 수준으로 쪼그라든 셈이다.
29일 통일부 예산·기금안에 따르면, 내년도 통일부 예산은 일반회계 2345억원, 남북협력기금 8742억원 등 총 1조 1087억원으로 책정됐다.
총 예산은 올해의 1조 4358억원에 비해 22.7% 감액됐다. 이 중 남북협력기금만 보면 올해의 1조 2125억원에 비해 27.9% 줄었다. 이는 지난 2018년 이후 6년만에 1조원대 아래로 편성된 것이며, 협력기금 중에서도 남북경제협력 예산액은 40% 이상 줄어 감액 폭이 가장 컸다.
감액한 순서대로 살펴보면 남북경제협력이 42.3% 감액한 2623억원이며, 남북사회문화교류가 25.9% 감액한 159억원, 인도적 문제해결이 19.2%감액한 5896억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북한인권센터 건립과 북한 실상 정보 제공, 탈북민 및 납북자 정책 등에 배정되는 사업예산은 100억원 넘게 늘어났다.
이에 따라 실제 사업에 쓰이는 일반회계는 2345억원으로 올해에 비해 112억원, 5% 늘어난 규모로 편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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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일부가 있는 정부서울청사./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탈북민 감소로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 예산이 823억원으로 6.8% 감소했으나, 북한정세분석 분야가 220억원으로 35.6% 증가했고, 특히 인도적 문제 해결 분야 예산은 193억원으로 187.5%나 증액됐다.
구체적으로 북한인권 전시·체험 공간인 국립 북한인권센터 건립을 위해 내년에 104억원을 투입한다. 통일부는 총사업비 260억원을 들여 2026년 초 개관을 목표로 건립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서울시내 국·공유지 여러 곳을 후보지로 놓고 정부 내 협의를 진행 중이다.
북한인권 담론을 국제적으로 확산하기 위해 1년에 3회씩 북한인권 국제대화를 개최하는 예산도 반영됐다. 납북자 문제 한일채널 구축 사업에도 착수한다.
탈북민 정착기본금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100만원 올라 1000만원으로 상향된다.
상업위성 영상 구독을 위해 4억 9000만원 예산을 배정해 북한 주요 지역·시설에 관한 위성영상분석 역량을 강화하고, 북한의 전반적인 실상을 국내외에 알리기 위한 다양한 콘텐츠 제작·보급에 16억 2000만원이 배정됐다.
반면 초당적 통일 논의를 위한 '통일정책 플랫폼' 사업과 '민간통일운동 활성화' 사업 등 문재인 정부 때 중요하게 추진했던 사업들은 종료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내년 예산안은 북한인권 개선, 북한 실상에 관한 정확한 정보 제공, 탈북민과 납북자 등에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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