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KGF서 美미어샤이머 ‘北의 중국 안보 의존도 낮춰’ 지적
일·중 전문가 “선제타격 가능성 높여 역내 불안정성 가속” 주장
[미디어펜=김소정 기자]국제정치학의 세계적 석학인 존 미어샤이머 미국 시카고대 정치학과 교수는 “북한의 핵보유가 한반도에서 미중 간 직접적인 대립을 최대한 멀어지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일부가 주최해 30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3 한반도국제포럼'(KGF)에 화상으로 기조강연한 미어샤이머 교수는 “북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았다면 안보적으로 중국 의존도가 훨씬 높았을 것이고, 그 말은 중국이 한반도 상황에 지금보다 더 깊이 관여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 관점에서 봤을 때 미중 경쟁구도가 한반도에서 최대한 멀어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현재 미중 경쟁구도의 핫스팟은 남중국해, 동중국해, 대만이다. 그 발화점으로 한반도를 언급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그 이유는 중국이 북한에 대해 깊이 관여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은 북한에 확장억제를 제공하지 않아도 된다. 중국은 북한에서 한발짝 물러나서 북한이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를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미어샤이머 교수는 “북한이 만약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고 있다면 오히려 더 취약한 상황이 된다”면서 “주한미군 2만5000명이 대한민국에 주둔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더 깊이 한반도 문제에 관여할 경우 미중이 한반도에서 직접 대립할 수 있다. 그 말은 재래식 전쟁 위협이 커진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 핵보유가 한반도 평화를 가져오는 궁극적인 힘이라고 보고 있다”는 단정적인 말도 덧붙인 그는 “한반도에서 안정성이 더 커질 수 있는 시나리오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대한민국의 자체 핵보유”라고 밝혔다.

   
▲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현지지도한 가운데 북한이 12일 고체연료 기반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시험발사했다고 노동신문이 13일 보도했다. 2023.7.13./사진=뉴스1

그는 “그것은 한국의 국가이익과 관련된 것이다. 미국의 국익과 관련된 것이 아니다”라며 “미국은 대한민국의 핵보유를 원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핵보유 사실 자체만으로 한반도의 안정성은 더 커진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의향이 없다는 것은 100% 나쁜 소식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지난 18년동안 미국 등 많은 나라가 북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을 기울였으나 전혀 진전을 이루지 못한 이유에 대해 북한이 초강대국들에 둘어싸인 위험한 지역에 자리잡고 있는 점 때문에 북한으로선 핵무기를 갖고 있는 것이 타당하다는 점,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중국·러시아와 협업을 해야 하는데 그런 협력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반면, 안킷 판다 미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북한 핵무기 개발과 보유는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고, 선제타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어 역내 불안정성을 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반도에서 핵사용 가능성이 과거에 비해 더 높아졌다”며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이상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키야마 노부마사 일본 히토츠바시대 대학원 법학과 교수도 “미어샤이머 교수의 연설에서 왜 북한이 핵포기를 안할 것인가엔 동의하지만 북핵이 한반도 안정을 강화시킨다는 것에 대해선 반대한다”고 밝히고, 북핵 6자회담을 언급하며 “한미일과 중러라는 두 진영간 대화 촉진이 중요하다. 분열에도 불구하고 불필요한 확전을 피해야 한다는 동일한 이해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청샤오허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북한이 근시일 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은 맞지만 북한이 영구히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언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5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미중 경쟁구도를 언급,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국제협력 강화에 비관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전쟁은 3년이었지만 미국과 중국은 5년 넘게 전략경쟁 구도를 이어가고 있다”며 “중한, 중일 관계도 현재 녹록치 않고, 한미일이 3각 구도를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 때문에 러시아와 북한은 더욱 공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NPT라는 국제법이 존재하고, 모든 국가들에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는 정당성이란 것은 없다”고 밝히고 “따라서 이런 상황에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또 다른 국제정세와 관련된 부분이다. 어떤 것이 옳은지 그른지에 대한 문제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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