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합법 파업권을 확보하면서 이들이 5년 만의 총파업에 나설지 이목이 집중된다.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현대차의 실적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사측의 교섭 재개 요청을 노조가 받아들인 만큼 당장 행동에 나서지는 않을 전망이다.
3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이날 중앙쟁의대책위원회 1차 회의를 열고 구체적인 투쟁 방향을 논의했다.
노조는 이날 회의에서 단체교섭 재개 찬반투표를 진행했고, 안건은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사측의 요청에 따라 31일부터 교섭은 재개하기로 했지만 특근 거부로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이번주 통보된 특근까지 진행한 뒤 9월 4일부터 모든 특근을 거부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현대차 노조는 지난 18일 울산공장 본관에서 열린 17차 교섭에서 임단협 결렬을 선언했다. 지난 25일에는 전체 조합원(4만4538명)을 대상으로 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투표에는 4만3166명(투표율 96.92%)이 참여, 3만9608명(재적 대비 88.93%, 투표자 대비 91.76%)이 찬성했다. 이에 더해 지난 28일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으로 노조의 합법 파업이 가능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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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기아 양재 본사./사진=현대차그룹 제공 |
파업권을 손에 쥔 노조는 사측과의 교섭에서 압박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올해 교섭에서 기본급 18만49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전년도 순이익 30%(주식 포함)를 성과급 지급, 상여금 900%, 각종 수당 인상과 현실화 등을 요구했다. 별도 요구안에는 현재 만 60세인 정년을 국민연금 수령 직전인 만 64세로 연장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특히 '정년 연장'을 두고 양측은 팽팽한 기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정년 연장 문제는 경제·산업적으로 파장이 커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사안이다. 정년 연장은 젊은 층의 기회 박탈, 세금 문제 등 여러가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정년 연장 문제는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되는 문제다. 정년을 늘리게 되면 연금 문제도 생기고 세제까지 복잡해진다"며 "산업적 파급이 너무 큰 문제"라고 말했다.
사측은 노조와 논의를 더 거친 뒤 임금 안을 제시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정년 연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도 노조의 요구가 받아들여지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현대차의 실적 상승세에 노조가 찬물을 끼얹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현대차 파업이 실현되고 2016년 및 2017년 파업 중간수준의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경우 영업이익 손실은 1조 원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사측은 추석 연휴 전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노조가 실제 파업에 들어가게 되면 2018년 이후 5년 만이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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