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9일 문재인 정권이 육군사관학교 안에 세웠던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이전하는 것과 관련해 "어떻게 하자고 하진 않겠다"면서 "다만 문제를 제기하고 한번 어떤 게 옳은 일인지 생각해보는게 좋겠다"고 언급한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윤 대통령이 전날 열린 비공개 국무회의에서 국방부 및 육군사관학교의 홍범도 흉상 이전 논란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다만 조태용 실장은 이번 홍범도 논란에 대해 "국가안보실이 어떠한 (특정) 방침을 가진게 아니다"라며 "국방부 장관이 주도해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조 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에서 "홍범도 삶에 있었던 공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며 "'자유시 참변' 이후의 삶, 그것과 육사라는 특수한, 생도들이 매일 경례하며 롤모델로 삼아야 할 분을 찾는 곳이라는 두 가지가 잘 맞겠느냐를 검토해 국방부가 고려해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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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미 '핵협의그룹'(NCG) 첫 회의에서 격려 발언을 하고 있다. 윤 대통령 우측에는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이 앉아 있다. 2023.7.18. /사진=대통령실 제공 |
그러면서 "사실 2018년 (문재인 정권이) 흉상을 세우기 전부터 이런 부분이 다 걸러져 의견이 수렴됐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한다"며 "(흉상 이전에 대한) 방침은 정해진 게 없고, (국가안보실에서) 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육사 생도의 '사표'가 될 수 있느냐가 기준"이라며 "국방부 장관이 (이전 여부를) 판단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조 실장은 더불어민주당 유정주 의원이 '남로당 전력이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호국비도 육사에 있다'고 반박하자 "(박정희 전 대통령이) 공산당원이었던 것은 맞는다"며 "(박정희 전 대통령은) 국가발전을 위해 노력했고 경제발전을 이뤄 빈곤의 수렁 속에 있던 우리나라를 커다란 나라로 만든 데 공이 있으니, 종합적으로 판단하는게 맞다"고 설명했다.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 또한 이에 대해 "박정희 전 대통령과 (홍범도를) 비교하는 것은 좀 그렇다"며 "전향한 분은 공산당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임종득 국가안보실 2차장도 이날 국회 운영위에서 이번 흉상 논란에 대해 "홍범도 장군의 독립 투쟁 과정의 공적을 인정한다"며 "자유시 참변 이후 보였던 행적을 고려하면, 육사 생도들이 있는 곳에 (홍범도 흉상이) 있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