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점차 육성연설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은 일종의 안전장치라는 정부의 분석이 나왔다.
또 김 위원장의 딸 ‘주애’가 처음 공개활동에 나섰을 때와 달리 긴장하고 있는 것을 볼 때 부담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5일 통일부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최근 해군사령부를 방문했을 때에도 19분간 연설했지만 리춘히 아나운서의 더빙으로 방송에 소개됐다. 이처럼 김 위원장이 육성연설을 했는데도 주민들에게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은 집권 초기와 달라진 점이다.
김 위원장의 육성연설이 그대로 방영된 것은 올해 들어 지난 2월 단 한 차례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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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인민군 창설(건군절) 75주년을 맞아 7일 군 장령(장성) 숙소 방문 및 기념연회에 부인 리설주 여사와 딸 김주애와 함께 참석했다고 노동신문이 8일 보도했다. 2023.2.8./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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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김 위원장이 집권 초기 육성연설에 많이 나서면서 '운둔의 지도자'로 불렸던 아버지 김정일과 다르다거나 할아버지 김일성의 목소리와 닮았다는 평가도 받았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은 심지어 기록영화에서도 더빙을 많이 내보내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면서 "매우 중대한 발표일 때 육성연설을 공개해 공식화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더빙을 하는 것은 일종의 안정장치이자 어법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주애가 공개활동에 나설 초기만 해도 밝고 천진난만한 모습이었으나 최근에는 의전에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 통일부의 분석이다. 이에 대해 이전과 달리 정해진 역할을 수행해야하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특히 최근 지난달 28일 해군사령부를 방문했을 때 사열하는 김 위원장의 몇 미터 뒤 레드카펫에서 약간 비켜난 위치에서 김주애가 뒤따르고, 그 뒤에 박정천 전 노동당 중앙군사 부위원장이과 강순남 국방상이 뒤따랐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주애가 의전에 따라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물론 주석단에서도 아버지의 연설에 따라 연설문 원고를 넘기고 있었다"며 "굉장히 딱딱하게 진행되는 의전에 충실하려는 모습이었지만 그런 만큼 어린아이로서 지루하고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통일부는 김주애의 나이가 어리기때문에 후계자 논의는 성급하다고 보면서 하지만 북한이 최소한 세습 의지는 갖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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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 주애와 함께 27일 북한의 해군절(8.28일)을 맞아 해군사령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했다고 노동신문이 29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과 김주애의 동행이 북한 매체에 보도된 것은 지난 5월 16일 정찰위성 발사준비위원회 현지지도 이후 100여일 만이다. 2023.8.29./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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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애는 지난해 11월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 현장을 통해 공식 매체에 처음 등장했다.
이어 북한군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2월 8일), 화성포병부대 화력습격훈련(3월 9일), 화성-17형 ICBM 발사(3월 16일), 핵반격 가상 종합전술훈련(3월 18∼19일), 화성-18형 ICBM 발사(4월 13일), 국가우주개발국 현지지도(4월 18일), 군사정찰위성 1호기 시찰(5월 16일) 등 주로 군사 분야 행사에 등장했다.
이후 석달 남짓 공백기를 거쳐 지난달 27일 김정은의 해군사령부 방문을 수행했다.
지금까지 노동신문의 김주애 사진 보도는 총 107회로 1면 메인 사진이 7컷, 단독 사진 2컷, 센터 배치 사진 7컷, 김정은 바로 옆자리 사진 80컷(75%)으로 나타났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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