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올 시즌 메이저리그 최약체 팀을 상대로 무난한 피칭을 하고도 승리 대신 패전투수가 됐다. 홈런 한 방을 허용한 것이 아쉽긴 했지만, 팀 타선과 불펜의 지원을 받지 못한 것이 패배로 이어졌다.

류현진은 7일(한국시간)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을 던져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1-0으로 앞서고 있던 4회말 카를로스 페레스에게 역전 2점홈런을 맞았고, 1-2로 뒤진 상황에서 물러났다.

토론토는 류현진 강판 후 추가 3실점했고 한 점밖에 만회하지 못해 2-5로 졌다. 류현진은 시즌 2패(3승)를 안았고, 토론토는 3연승을 마감했다.

   
▲ 사진=토론토 블루제이스 SNS


사실 이날 경기는 토론토의 승리 예상이 높았다. 토론토가 3연승을 달리며 상승세를 타고 있었고, 류현진도 부상 복귀 후 안정적인 피칭을 이어왔다. 더군다나 상대팀 오클랜드는 메이저리그 전체 승률 꼴찌인 최약체인데다 팀 타율도 가장 낮았다.

하지만 토론토나 류현진의 뜻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류현진의 피칭이 나빴던 것은 아니다. 부상 복귀 후 처음 나흘만 쉬고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함께 호흡을 맞춰왔던 주전 포수 대니 잰슨이 손가락 골절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백업 포수 타일러 하이네만과 배터리를 이뤄야 했다. 그래도 괜찮은 호흡을 보였다. 홈런을 맞은 것은 옥에 티였지만 5이닝 2실점은 선발투수로서 기본적인 몫은 해냈다고 볼 수 있다.

류현진이 패전투수가 된 가장 큰 원인은 토론토 타선의 침묵이었다. 이날 토론토는 총 6안타로 2점밖에 뽑지 못했다. 유격수 보 비셋과 3루수 맷 채프먼에 이어 잰슨까지 부상으로 빠져 수비와 함께 타선이 약해진 측면이 있다. 

그렇다 해도 최근 6경기에서 토론토는 최소 6점 이상 뽑아내며 경기당 평균 7.8득점으로 전체적인 타격감이 좋았다. 하필 이날 타선이 침체해 류현진에 대한 지원 사격이 부족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사이트 MLB닷컴도 경기 후 "류현진이 타선 지원을 못 받아 패전투수가 되며 팀의 연승도 끊겼다"며 토론토의 패인을 부진한 타선으로 꼽았다.

불펜도 류현진을 돕지 못했다. 류현진이 1-2, 한 점 뒤진 상황에서 물러났기 때문에 충분히 동점 추격이나 역전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류현진에 이어 6회말 등판한 트레버 리차드가 케빈 스미스에게 3점 홈런을 두들겨 맞았다. 1-5로 점수 차가 벌어지면서 토론토가 따라잡기 힘든 격차가 됐다. 류현진 강판 직후 추가 실점한 것이 패배로 연결됐다고 볼 수 있다.

류현진은 앞선 등판이었던 지난 2일 콜로라도 로키스와 원정경기에서도 5이닝 2실점을 기록했는데, 4-2 리드 상황에서 물러났지만 불펜이 역전을 허용해 승리 기회를 날린 바 있다.

토론토는 전날 3연승에 성공하면서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경쟁 중인 텍사스 레인저스를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높아진 토론토는 앞으로 매 경기 승패가 중요한 시점이다. 꼴찌팀을 상대로 류현진이 등판한 경기를 놓친 것은 찜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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