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업계 원가부담 가중, 가격인상에도 실적개선 ‘과제’
[미디어펜=이미미 기자] “뭐라도 주문해야겠다”, “더 열심히 사먹자”, “자영업 하는데 나도 발주할 때 어지간하면 이 회사 제품만 쓴다”

국내 유업계 2위 매일유업을 ‘돈쭐’ 내주자는 소비자 움직임이 일고 있다. 돈쭐이란, 돈과 혼쭐을 합성한 신조어로 선행을 한 가게에 일부러 찾아가서 매출을 올려주는 행위를 말한다. 선한 영향력을 확대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 7일 현재 X(옛 트위터) 등 온라인 상에서는 매일유업을 응원하거나 제품을 추천하는 소비자 게시글이 잇따르고 있다./사진=X 검색화면 캡쳐


7일 대형 커뮤니티와 X(옛 트위터) 등 온라인상에서는 매일유업 제품 소비를 독려하는 게시글이 잇따르고 있다. 관련 해시태그로 ‘#매일유업 힘내’를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콘텐츠)처럼 만들자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최근 이 같은 분위기가 형성된 계기는 유업계 부진한 실적이다. 저출산 심화로 흰우유 소비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데다, 수입 유제품까지 경쟁에 가세했다. 업계 1위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29% 감소한 233억 원을 기록했다. 남양유업은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했다. 매일유업은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0.7% 가량 증가했으나, 전년 기저효과와 긴축재정으로 허리띠를 졸라맨 것에 기인했다. 앞서 2022년 매일유업 전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0% 가량 줄었다. 

이 가운데 소비자들은 콕 집어 매일유업에 ‘돈쭐’을 내주기로 했다. 그동안 매일유업이 쌓아올린 기업 이미지가 원동력이 됐다.  

지난 7월 정부는 유업체를 불러 우유 가격 인상 자제를 권고했다. 매일유업은 업계에서 가장 먼저 컵커피 제품 가격 인하를 발표했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컵커피 14종의 제품 가격을 평균 5.1% 내렸다. 원유가격 인상을 앞두고 우유가 들어가는 라떼 제품까지 가격인하를 결정하면서 소비자 호응이 이어졌다. 

   
▲ 김선희 매일유업 대표이사 부회장/사진=매일유업 제공


매일유업은 국내 약 400명에 해당하는 환아들을 위한 특수분유도 꾸준히 생산하고 있다.  

선천성 대사이상 질환 중 하나인 PKU는 아미노산, 지방 등 필수 영양소를 분해하는 특정 효소가 체내에서 생성되지 않는 희귀 질환이다. 국내에서는 약 5만 명 중 1명꼴로 약 400여명이 이 질병을 앓고 있다.

선천성 대사이상 환자는 엄마의 모유는 물론이고 밥이나 빵, 고기 등의 음식을 마음대로 먹지 못하고 특수분유나 저단백식 등으로 식단을 조절해야 한다.

매일유업은 1999년부터 선천성 대사 이상 환아를 위해 특수분유를 생산, 8종 12개 제품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공급하고 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최근 원재료 가격 인상으로 인해 어려움은 있지만 수익개선과 수익다변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낙농진흥회에서 원유 기본가격 인상안이 합의되면서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오는 10월1일부터 대형마트에 납품하는 1ℓ짜리 ‘나100%우유’ 제품 출고가를 3%대로 올리기로 했다. 서울우유 1ℓ 대표제품의 대형마트 소비자가격은 3000원을 넘기지 않은 2900원대 후반이 될 전망이다.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도 우윳값 인상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미디어펜=이미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