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리창 중국 총리와 회담을 갖고 "중국이 북핵 문제에 대해서 성실하게 책임 있는 역할을 수행하면서 이 문제가 한중 관계의 걸림돌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리창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북핵 문제가 악화될수록 한미일 공조가 그만큼 강화될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이날 현지 브리핑을 통해 전한 바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리 총리에게 "북핵은 우리에게는 실존의 문제"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해달라"며 "한중은 공히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질서를 지지하고 있는 만큼 그 전제가 되는 규범 기반의 국제질서 구축을 위해 협력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윤 대통령은 "한일중 정상회의가 이른 시일 내 한국에서 개최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고, 리 총리는 이에 "적극 호응하겠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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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 센터(JCC)에서 열린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상 윤 대통령 좌측에 리창 중국 총리가 앉아서 윤 대통령 발언을 듣고 있다. 2023.9.6. /사진=대통령실 제공 |
윤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지난해 11월 한중 정상회담 이후 앞으로 고위급에서 활발한 한중 교류가 이어지길 희망한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도 따뜻한 안부를 전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리 총리가 저장성 성장을 오래 지내고 장수성, 상하이시 당 서기직 등을 지내면서 한국 기업과 활발히 교류하는 등 경제 교류 관계에 대해 많은 애착을 가진 것으로 안다"면서 "시장 개방성을 중시하면서 한중 교류 협력에 많이 기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리 총리는 시 주석이 윤 대통령에게 보낸 안부를 전달하면서 "한국과 중국이 가까운 이웃으로서 먼 친척보다도 가까운 이웃이 협력하고 잘 지내면 훨씬 더 소중하고 가치 있는 관계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리 총리는 이날 윤 대통령에게 "선린 우호의 원칙에 따라 양국이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자"며 "한국과 중국이 공동 이익을 증진하고 상호 관심사를 배려해 나가면서 서로의 원숙한 신뢰 관계를 좀 더 돈독히 하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오늘 한미일 관련 언급이 없었다"며 "최근 한중 경제 회담도 재개됐고, 외교라인의 고위급 회담도 재개되는 분위기 속에서 중국이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인상을 받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