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탁구가 남녀 단식에서 모두 16강 탈락했다. 아시안게임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비상이 걸렸다.  

강원도 평창돔에서 열리고 있는 '2023 평창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개인 단식에서 한국 남녀 대표선수가 단 한 명도 8강에 오르지 못하는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 신유빈이 여자 단식 16강전에서 태국 선수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사진=대한탁구협회 홈페이지


8일 열린 여자 단식 16강전에 출전한 여자대표팀 '간판' 신유빈(대한항공, 세계랭킹 9위)은 태국의 오라완 파라낭(세계92위)에게 2-3(9-11, 12-10, 6-11, 11-3, 9-11)으로 졌다. 신유빈이 랭킹에서 훨씬 앞서고 이전까지 상대 전적 4전 4승으로 압도했기에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으나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전지희(미래에셋증권, 33위)는 일본 에이스 이토 미마(8위)에게 0-3(8-11, 5-11, 4-11)으로 완패했다.

남자단식도 줄줄이 패배 소속만 전했다. 가장 먼저 출전한 안재현(한국거래소, 40위)은 중국의 리앙징쿤(6위)에게 0-3(3-11, 7-11, 6-11)으로 밀렸다.

장우진(무적, 9위)의 탈락도 충격적이었다. 홍콩의 웡춘팅(50위)을 만나 풀게임 접전 끝에 역전패했다. 먼저 두 게임을 잡은 장우진은 경기를 마무리짓지 못하고 웡춘팅의 기세에 밀려 내리 세 게임을 내주며 2-3(11-9, 19-17, 2-11, 9-11, 10-12)으로 패했다.

   
▲ 장우진이 남자 단식 16강전에서 홍콩 선수에게 아쉬운 역전패를 당했다. /사진=대한탁구협회 홈페이지


임종훈(한국거래소, 17위)마저 일본의 다나카 유타(73위)에게 1-3(10-12, 12-10, 9-11, 7-11)으로 패하면서 한국 선수는 한 명도 8강에 오르지 못했다.

주세혁 남자대표팀 감독은 "경기를 너무 일찍 마쳐 국민들께 면목이 없다. 선수들이 너무 많은 대회를 다니면서 지쳐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국가대표라면 극복해야 하는 문제"라며 "감독부터 반성이 필요하다. 대회 출전 숫자에 크게 영향을 받는 세계랭킹에는 거품이 많다. 선수들도 그걸 인정해야 한다. 우리 위치를 더 냉정하게 받아들이고 걸맞은 노력을 해야 할 것 같다. 남아있는 복식에 우선 집중하되 대회를 마치는 시점에서는 좀 더 다각적으로 검토해서 나아갈 방향성을 살펴보겠다"고 얘기했다.

이로써 한국탁구는 홈그라운드에서 열리고 있는 이번 대회에서 단식은 조기 마감했고, 복식에서만 남자 장우진-임종훈, 안재현-박강현 조, 여자 전지희-신유빈 조 세 팀이 4강에 올라 있다. 

이번 대회는 오는 23일 개막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전초전 성격이었다.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대표팀은 기세를 다잡고 항저우에서 메달에 도전한다는 계획이었다. 단식에서 8강에 한 명도 오르지 못함으로써 아시안게임에도 비상등이 켜진 셈이다.

주세혁 감독은 "약간의 충전 시간은 필요할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의 패배가 어쩌면 좋은 약이 될 수도 있다. 아시안게임에서는 좀 더 나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한편, 한국의 복식 4강 상대는 모두 중국이다. 장우진-임종훈이 마룽롱-왕추친 조, 안재현-박강현이 판전둥 린가오위안 조, 신유빈-전지희가 쑨잉샤-왕이디 조와 준결승에서 마난 결승 진출을 다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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