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일본에 연이어 진 것이, 그것도 4골이나 내주며 참패를 당한 것이 독일축구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한지 플릭 독일축구대표팀 감독이 결국 경질됐다.

독일축구협회는 10일(이하 한국시간) 플릭 감독 경질을 공식 발표했다. 지난 2021년 5월 독일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플릭 감독은 2년 4개월 만에 물러나게 됐다.

   
▲ 전격 경질된 플릭 독일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독일축구협회 공식 SNS


플릭 감독은 경질될 만했다. 지난해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독일은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해 16강에도 오르지 못했다. 당시에도 플릭 감독 경질 여론이 높았지만 독일축구협회는 인내를 갖고 좀더 지켜보기로 했다. 하지만 이후 독일은 A매치 5경기를 치르면서 1무 4패로 전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무엇보다 일본전 참패가 결정적이었다.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독일은 일본에 1-2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것이 16강 좌절의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이번 9월 A매치 기간을 맞아 독일은 일본을 안방으로 불러들여 설욕전에 나섰지만 10일 새벽 열린 리턴매치에서 1-4로 대패를 당하고 말았다. 설욕은커녕 일본에 또 망신을 당하고 말았으니 플릭 감독에게 더 이상 지휘봉을 맡길 명분이 없었다.

더군다나 독일은 내년 열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개최국이다. 대표팀의 분위기를 바꿔놓지 못한다면 안방 개최 유로 2024에서 또 어떤 수모를 당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플릭 감독 경질로 이어졌다.

결국은 일본이 플릭 감독을 독일축구대표팀 사령탑 자리에서 내쫓은 셈이 됐다.

국내 축구팬들의 관심을 더욱 끄는 것은 플릭 감독의 후임으로 위르겐 클린스만 현 한국대표팀 감독이 거론되기 때문이다. 갑작스러운 감독 경질이라 아직 후임 문제가 구체화되지 않은 가운데 독일 유력 매체 빌트는 몇몇 후임 감독 후보를 거론하면서 클린스만 감독도 포함시켰다.

   
▲ 독일 축구대표팀 새 사령탑 후보로 거명된 클린스만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빌트는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 루이스 판할 전 네덜란드 감독, 지네딘 지단 전 레알 마드리드 감독, 율리안 나겔스만 전 바이에른 뮌헨 감독, 미로슬라프 클로제 라인도르프 알타흐 감독 등과 함께 클린스만 감독도 후보 중 한 명으로 꼽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독일의 레전드 공격수 출신이고 이미 독일 사령탑을 맡은 경력도 있다. 2006년 자국에서 열인 독일월드컵에서 독일이 3위를 했을 때 감독이 클린스만이었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뒤 5경기 무승(3무 2패)의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는데다 대표팀 지도 방식이나 경기 내용 면에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위기에 빠진 독일축구의 부활을 이끌 적임자인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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