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횡령 등 은행권 금융사고가 매년 발생하는 가운데, 지난 2019년부터 올해 7월까지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은행에서만 약 992억원에 달하는 금전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우리은행의 대규모 횡령사고를 시작으로 올해 BNK경남은행, KB국민은행에서도 금융사고가 터지면서 금융당국이 재차 경고하고 있지만, 사고를 막기엔 역부족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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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횡령 등 은행권 금융사고가 매년 발생하는 가운데, 지난 2019년부터 올해 7월까지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은행에서만 약 992억원에 달하는 금전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김상문 기자 |
12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확보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올해 7월까지 5대 은행에서 발생한 금전 사고액은 약 991억 93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우리은행이 지난해 600억원대의 대규모 횡령사고 발생으로 총 668억 1300만원(금전사고 18건)을 기록해 비교군 중 압도적 1위를 이어갔다.
이어 국민은행도 174억 6100만원(23건)으로 집계돼 피해규모가 컸는데, 지난해 팀장급 직원이 홀로 149억원을 웃도는 규모의 업무상 배임혐의를 저지른 게 화근이 됐다. 현재 수사기관은 피해지점을 수사 중으로, 손실금액이 미확정된 상태다.
그 외 하나은행 61억 6300만원(20건), 신한은행 58억 1800만원(15건), 농협은행 29억 3800만원(9건) 순이었다.
문제는 사고 후 은행이 회수한 자금 규모가 현저히 적다는 점이다. 5대 은행이 지난 4년 7개월여 기간 동안 회수한 금액은 총 108억 2508만원에 불과했다. 회수율로 따지면 약 10.9%에 불과하다. 은행이 사고 발생을 파악하는데 꽤 늦고, 관련 후속조치도 늦어 회수율 저하로 이어지는 것이다.
은행별로 회수율을 놓고 보면 하나은행이 76.0%로 가장 손실을 최소화했고, 이어 농협은행 69.5%, 신한은행 26.5%, 국민은행 3.7%, 우리은행 2.9% 순이었다.
윤 의원은 "수년에 걸쳐 횡령 등 금전 사고가 반복되고 있지만, 적발은 '빙산의 일각'으로 의심되고 회수 역시 대단히 미흡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은행권의 대규모 횡령사고 등을 계기로 금융당국이 엄중 경고에 나서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달 10일 기자들과의 백브리핑에서 "횡령 등의 당사자는 물론이고 관리미흡, 내부에서 파악한 것이 있음에도 금융당국에 대한 보고가 늦었던 부분 등 여러 책임에 대해 법이 허용하는 최고의 책임을 물을 생각이다"고 말했다.
또 "여·수신 과정에서 고객 자금 운영은 은행의 기본적인 핵심업무인데 그 과정에서 반복적 자금 유용이 있었다는 것과 관련해 횡령 직원은 물론 관리를 제대로 못한 분에게 법령상 허용가능한 최고의 책임을 물을 생각"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직원들의 일탈은 현재진행형이다. 올해 1~7월 5대 은행에서 드러난 금전사고는 총 19억 4200만원(10건)이었다. 주로 시재금이나 고객예치금 등을 횡령하거나 사기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는데, 대체로 피해금을 복구한 상태다.
윤 의원은 "금융에 대한 신뢰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 때까지 은행은 고객 자금을 취급하는 담당자에 대한 명령 휴가 제도를 대폭 확대 실시하고 금감원은 실효성 있는 제도 운영을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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