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서열 1·2위 리병철·박정천과 위성·포탄·잠수함 담당도 동행
한미 “안보리 결의 위반 안돼” “추가 제재 주저하지 않을 것”
10일 오후 평양 떠난 방탄열차, 블라디 아니라 아무르주 향해
[미디어펜=김소정 기자]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방문길에 군 서열 1·2위인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박정천 당 군정지도부장 등이 포함됐다.

북한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매체는 12일 “김 위원장이 러시아 방문을 위해 10일 오후 전용열차로 평양을 출발했다”면서 “김 위원장을 당과 정부, 무력기관의 주요간부들이 수행하게 된다“고 발표했다.

북한은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가 떠날 때 간부 및 군중들을 동원해 환송식을 열었으며, 이때 공개된 사진에 따르면, 리병철·박정천 외 강순남 국방상, 김명식 해군사령관, 김광혁 공군사령관, 조춘룡 군수공업부 부장, 김정관 국방성 1부상 등 군 수뇌부가 대거 포함됐다.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0일 오후 러시아 방문을 위해 전용열차로 평양을 출발했다고 노동신문이 12일 보도했다. 2023.9.12./사진=뉴스1

또 오수용 노동당 과학경제 담당비서, 박태성 당 과학교육 담당비서, 박훈 내각부총리도 러시아에 동행한다. 

군부인사 중 김명식은 북한이 재래식 무기를 건네는 대가로 챙길 수 있는 위성과 핵추진잠수함 기술 확보의 핵심 관계자로 알려졌다. 조춘룡은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할 수 있는 재래식 포탄 등의 생산을 책임지고 있다. 그는 김정은의 최근 군수공장 시찰 때 수행하기도 했다. 

오수용·박태성 비서의 경우 위성 관련 기술 협력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태성은 앞서 북한이 군사정찰위성이라고 주장하는 탄도미사일 발사 때 국가비상설우주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북한에서 건설 분야 담당인 박훈 내각부총리가 동행한 것과 관련해선 노동자 송출 등에 대한 논의가 있지 않을까 예상할 수 있다.

북한에 남아 김 위원장을 환송한 인사들에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현송월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 김덕훈 내각총리가 눈에 띄었다. 

김 위원장의 방러 수행인사들의 면면을 볼 때 이번 북러 정상회담의 의제는 군사협력에 방점이 찍힌 것으로 보여진다. 

한국과 미국은 북러 간 무기거래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는 사실을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 특히 미국은 추가 제재 방침을 밝히면서 경고했다. 

미 국무부의 매슈 밀러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에서 러시아로의 어떤 무기 이전도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면서 “우리는 러시아의 전쟁을 지원하는 어떤 단체나 국가에 대해서도 공격적으로 제재를 집행해왔다. 계속 이런 제재를 집행할 것이며, 적절하게 새로운 제재를 부과하는데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0일 오후 러시아 방문을 위해 전용열차로 평양을 출발했다고 노동신문이 12일 보도했다. 신문은 김덕훈 내각총리 등 당과 정부, 무력기관 지도간부가 환송했다고 전했다. 2023.9.12./사진=뉴스1

밀러 대변인은 ‘대북제재 등의 효과’를 묻는 질문엔 “러시아가 북한에 군사 지원을 구걸하는 것이 미국의 제재와 수출통제의 효과를 보여준다”고 답했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정례브리핑에서 “러북 간 인적교류를 포함한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그 어떤 유엔 회원국도 불법 무기거래를 포함한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해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북한과의 군사협력은 더더욱 이뤄져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2일 현재 시각 김 위원장이 탄 방탄열차는 목적지로 예상되던 블라디보스토크가 아닌 극동 내 다른 지역으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교도통신은 이 열차가 아무르주 방면으로 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무르주엔 보스토치니 우주기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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