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홈 공사비, 장기적으로 기존 공법과 비슷
랜드마크 정비사업 물량 쏟아져…적극 수주 전략
삼성물산, 고객 기대 부응하기 위해 업계 선도해야
정비사업 시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삼성물산이 '넥스트홈'을 앞세운 적극적인 수주 행보를 예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의 전략 수정은 정비사업 시장 판도를 어떻게 바꿔놓을까. 이에 미디어펜은 과거, 현재, 미래에 걸쳐 삼성물산의 정비사업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삼성물산 정비사업 연대기-④인터뷰]김명석 주택본부장 "1등 건설사의 책임감, 넥스트홈"

[미디어펜=서동영 기자]"넥스트홈을 통해 대한민국 주거문화를 선도하겠습니다."

삼성물산이 새로운 무기를 꺼내들었다. 바로 '넥스트홈'이다. 벌써부터 서울 주요 정비사업장에서는 넥스트홈 적용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분주하다.

넥스트홈은 넥스트 라멘 구조와 인필 시스템으로 구성된 새로운 주거구조다. 거주자가 원하는대로 집 구조 형태를 바꿀 수 있어 아파트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김명석 삼성물산 주택본부장(부사장)은 넥스트홈 개발을 진두지휘한 장본인이다. 2010년 10월 삼성물산 건설부문에 입사한 이후 전략설계팀, 상품기획그룹 그룹장, 주택 Biz. 개발팀 팀장을 거쳐 지난해 12월부터 건축주택사업부 주택본부를 이끌고 있다.

미디어펜은 김명석 본부장에게 넥스트홈을 개발한 이유와 삼성물산의 정비사업 방향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 김명석 삼성물11년 삼성물산 건설부문 상품기획그룹산 주택본부장(부사장) 약력 : 1971년생. 2010년 삼성물산 입사. 20 그룹장. 2022년 삼성물산 건설부문 건축주택사업부 주택본부장(현)/사진=삼성물산

지난달 23일 '래미안 더 넥스트' 설명회에 대한 반응이 뜨겁습니다. 부사장 승진 후 언론을 상대로 한 대규모 공개행사는 처음이신데요.

-제가 상무가 된 첫 해인 2018년 5월 '래미안IoT홈랩' 공개행사를 진행했습니다. 그 이후 대규모 공개행사는 처음입니다. 이번 설명회에서는 주택 건설에 있어 삼성물산이 앞으로 가고자 하는 방향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바로 '고객이 원하는 주택을 짓겠다'는 콘셉트입니다.

고객이 원하는 주택은 정확히 무슨 뜻인지요.

-사람들은 집에서 업무·교육·운동·취미 등 다양한 행위를 하고 싶어 합니다. 1인가구 증가 등 인구구조 변화와 코로나19 영향으로 전보다 그러한 욕구가 더 커졌지요. 하지만 획일화된 현재의 아파트는 고객의 요구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에 삼성물산은 넥스트홈을 통해 거주자의 생애주기와 생활양식에 맞춰 원하는대로 공간과 가구를 배치할 수 있는 집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넥스트홈의 핵심 요소로 꼽히는 '넥스트 라멘 구조'와 '인필'도 궁금합니다.

-일반적인 라멘 구조는 외벽의 기둥이 돌출돼 방이 반듯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기둥을 바깥으로 배치해 벽이 없는 완전한 무주(無住) 공간인 넥스트 라멘 구조의 경우 가변이 가능합니다. 또 인필은 넥스트 라멘 구조로 빈 공간에 방이나 욕실 배치, 가구 등을 원하는대로 채우는 것입니다. 인필은 건식공법과 모듈공법을 활용했습니다.

구체적으로 기존 아파트 건축과 다른 점은 무엇인지요. 

-그동안 아파트는 물과 흙, 몰탈(회반죽)을 사용하는 습식공법으로 건축했습니다. 습식 공법은 사람의 숙련도에 따라 품질에 편차가 생깁니다. 하지만 건식공법과 모듈화는 높은 수준의 품질을 일정하게 확보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게다가 인필은 바닥, 욕실, 벽, 가구 등 4가지가 모듈형 건식바닥 시스템을 통해 조립하는 형태입니다. 가구와 벽은 물론 배관을 조립할 수 있기에 욕실도 자유롭게 옮길 수 있습니다.

   
▲ 삼성물산이 개발한 넥스트 라멘 구조와 인필 시스템. 모듈형 건식 바닥으로 욕실 등을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다./사진=삼성물산

현재 어느 정도까지 기술개발이 됐으며, 건축물을 공개할 수 있는 시점은 언제인가요. 

-인필의 경우 대략 80%까지 개발됐습니다. 내년에는 실증 등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가구사 등 협력사들과의 기술 세미나 등의 단계도 이어질 예정입니다.

삼성물산은 넥스트홈의 공사비가 벽식구조 대비 10~12%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정비사업장에서는 공사비 증가가 상당히 민감한 이슈입니다.

-벽식과 라멘의 구조적인 차이를 감안해 12%라고 말한 것입니다. 층간소음 완화로 인한 용적률 증가, 모듈화를 통한 인건비 감소 등 다양한 부분을 고려해 5% 이내 증가를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공사비는 기존 공법들과 비슷해질 것으로 봅니다. 

정비사업 조합에서는 넥스트홈을 당장 적용할 수 있는지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넥스트홈 전면 적용은 적당한 시기를 고민 중입니다. 넥스트 라멘 구조는 해당 정비사업의 설계나 진척 상황에 따라 당장 적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인필은 현재도 부분적으로 적용 가능한 만큼 희망하는 조합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제안해 볼 생각입니다.

넥스트홈 설명회를 계기로 '정비사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요. 

-서울시는 오는 11월부터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시기를 '사업시행인가 이후'에서 '조합설립인가 이후'로 앞당길 예정입니다. 이에 따라 2027년까지 많은 정비사업 물량이 쏟아져 나올 것입니다. 그것도 잠실 우성, 압구정 현대, 여의도 한양·시범·공작 등 우수한 입지의 단지들이 비슷한 시기에 몰릴 전망입니다. 어느 건설사가 적극적으로 안하겠습니까. 저희도 마찬가지입니다. 

   
▲ 김명석 삼성물산 주택사업본부장이 지난 23일 '넥스트 더 래미안'에서 넥스트 라멘구조를 설명하고 있다./사진=서동영 기자

최근 경쟁사들이 다양한 부정적인 이슈로 진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삼성물산의 정비사업 적극 수주 선언 타이밍이 절묘했다는 말도 있습니다. 

-선언이 아니라 앞으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말한 것입니다. 삼성물산은 강남 개포나 반포처럼 중요 입지를 꾸준히 수주해 왔습니다. 그런데 앞으로 나오게 될 물량들이 대부분 랜드마크가 될 사업지입니다.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뜻입니다. 설명회 개최 시기는 우연히 맞아떨어진 것 뿐입니다.

넥스트홈을 보면 삼성물산이 시공능력평가 순위 1위 건설사로서 차별화된 새로운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의지가 엿보입니다.

-당연합니다. 삼성물산이라면 고객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 (업계를) 선도해 나가야 합니다. 그것이 래미안이라는 아파트 브랜드의 가치입니다. 삼성물산이라는 건설사와 래미안이라는 브랜드는 고객이 믿고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 같은 존재가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과거와 현재는 물론 미래도 변함없을 것입니다.

[미디어펜=서동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