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운전재미 모두 챙겼다

[미디어펜=김태우기자]다양한 신차들이 쏟아지고 있는 하반기 자동차 시장에서 핵심키워드로 자리 잡은 것은 바로 다운사이징이다.

다운사이징이란 말 그대로 크기를 줄인다는 뜻으로 자동차 업계에선 엔진의 배기량이나 실린더 수를 줄이는 것을 말한다. 이런 모델들은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인기를 모으며 성능을 인정받아왔다.

   
▲ 다운사이징을 통해 새롭게 등장한 2016년형 LF소나타 1.7디젤/미디어펜DB

완성차 업체들은 왜 다운사이징에 관심을 보이고 R&D분야의 투자를 아끼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친환경적인 부분에서 엔진의 다운사이징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갈수록 업격해지는 정부의 환경규제등으로 완성차 업체들의 다운사이징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많은 국내의 업체들이 기존의 주력 차급이던 중형세단의 차체에 2.0ℓ가 아닌 1.7ℓ또는 그보다 작은 배기량의 엔진을 얹은 다운사이징모델들을 출시하고 있다.

이달 초 현대자동차는 2016년형 LF소나타를 선보이며 1.6ℓ가솔린 터보모델과 1.7ℓ디젤모델을 추가시켰다. 기존 ‘중형세단=2.0ℓ’라는 공식을 깨는 순간이었다.

준중형 차급에 사용되던 1.6ℓ엔진과 1.7ℓ엔진을 중형세단에 얹은 것이다. 그럼에도 1.6ℓ가솔린 터보 모델은 180마력의 출력과 27.00kg·m의 토크로 일반 2.0ℓ 가솔린 모델의 최대출력 168마력과 최대토크 20.5kg·m를 상회하는 수치를 보인다.

1.7ℓ 디젤모델의 경우 최대출력이 141마력으로 조금 낮은 수치이긴 하지만 최대토크 면에선 34.7kg·m로 높은 성능을 발휘하며 높은 연비를 자랑한다.

얼마전 출시를 알린 기아차의 중형세단인 K5의 새 모델 올 뉴 K5의 경우에도 기존의 모델들에 1.6ℓ 가솔린 터보와 1.7 디젤모델을 함께 선보였다. 1.6 가솔린 터보모델 역시 기존 2.0 가솔린 모델에 비해 출력과 토크, 복합연비 등이 우수하다.

현재 LF소나타 1.6ℓ 가솔린모델과 1.7ℓ 디젤모델 판매량이 전체 LF소나타 판매량의 30%를 차지하고 있고 올 뉴 K5 1.6ℓ 가솔린모델과 1.7ℓ 디젤 모델 판매량 역시 전체 올 뉴 K5의 30%에 육박할 정도로 인기몰이 중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다운사이징 모델들의 출시를 통해 기존 2.0ℓ 모델 고객들이 옮겨 올 것으로 예상되며 기존 다른 차급의 고객들까지도 이동이 예상된다”며 “다운사이징모델의 추가로 두 모델의 점유율은 향상 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중 현대·기아차 이 외에도 2013년 르노삼성의 경우 주력 자종이던 SM5의 1.6ℓ가솔린 터보모델을 시작으로 1.5ℓ디젤모델까지 출시해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한국지엠 역시 지난해부터 준중형 차급인 크루즈와 소형SUV 트랙스에 1.4ℓ엔진을 얹었고 올 초 뉴욕오토쇼에서 1.5ℓ터보 엔진을 탑재한 중형세단 말리부의 신형모델을 선보이며 다운사이징 모델의 확장을 예고했다.

다운사이징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선 2010년을 경계로 BMW, 폭스바겐, 아우디 등의 다양한 차량들이 엔진의 실린더 수를 줄이거나 배기량을 줄인 엔진을 얹어 출시되며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다운사이징에 관심을 보인 이유는 환경문제 때문이다. 자동차가 움직이면서 당연히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와 같은 오염물질들의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적게 먹고 적게 배출하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유럽 완성차 업체들과 함께 친환경차 개발에 주력을 해온 도요타도 다운사이징을 위해 많은 비용을 들여 R&D분야에 투자하고 있고 고배기량 고출력의 대명사인 미국차 브랜드 포드 역시 전체 차종의 80% 이상에 다운사이징 엔진인 '에코부스트'를 도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운사이징기술의 발당을 통해 높은 연비와 적은 오염물질 배출로 환경을 생각하면서도 고출력을 놓치지 않고 운전의 재미까지 생각할 수도 있다. 또 세금 절감효과까지 누릴수 있어 큰 차를 타면서도 경제적인 부분까지도 챙길 수 있다는 점이 다양한 고객층을 사로잡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관계자는 “한발 늦은 감은 있지만 국내에도 본격화된 다운사이징 열풍은 향후 완성차 업계에 화두가 될 것이다”며 “수입차에게 내주었던 중형 디젤시장에 국내 업체들의 반격이 본격화 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