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금메달을 목표로 내건 한국 남자배구가 항저우 아시안게임 첫 경기에서 한 수 아래로 여겼던 인도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임도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은 20일 중국 항저우의 린핑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배구 C조 예선 첫 경기에서 인도를 맞아 풀세트 접전 끝에 2-3(27-25 27-29 22-25 25-20 15-17)으로 졌다.

한국의 세계랭킹은 27위로 73위인 인도보다 한참 높다. 한국은 2006년 도하 대회 이후 17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차지하겠다는 포부로 항저우 대회에 나섰는데 출발부터 삐끗했다. 한국대표팀이 인도에 패한 것은 2012년 베트남에서 열렸던 아시아배구연맹(AVC)컵 2-3 패배 이후 11년 만이다. 

   
▲ 인도와 첫 경기에서 아쉽게 패한 한국 남자배구 대표선수들. /사진=아시아배구연맹(AVC) 홈페이지


인도에 패하는 굴욕에도 한국은 12강 토너먼트에는 오를 전망이다. 이번 대회 남자배구 종목에는 19개국이 참가했다. 6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벌이고 각 조 1, 2위가 12강에 올라간다. 한국은 C조에서 인도, 캄보디아와 경쟁한다. 인도가 전날 경기에서 캄보디아를 3-0으로 이겨 2연승으로 조 1위를 확정했다. 한국은 21일 경기서 약체 캄보디아를 꺾으면 조 2위로 12강에 진출한다.

하지만 첫 출발부터 좋지 않은데다 인도에 진 전력으로 목표로 한 금메달 도전을 할 수 있을지 커다란 의문부호가 붙었다.

한국은 예상과 달리 인도를 압도하지 못했다. 1세트를 듀스 끝에 27-25로 따내기는 했지만 인도의 저항이 만만찮았다.

2세트에서도 듀스까지 접전이 이어졌는데, 여기서 밀리며 인도에 세트를 내준 것이 찜찜했다. 시소게임을 벌이며 27-27로 맞선 상황에서 인도의 오픈 공격에 당한 후 임동혁의 스파이크가 블로킹에 걸리면서 2세트를 잃었다.

세트 타이를 이룬 인도가 3세트에서 기세를 이어갔다. 장신 공격수들을 앞세워 타점 높은 공격으로 포인트를 쌓고 한국의 공격을 블로킹하면서 세트 연속 승리를 거뒀다.

벼랑 끝으로 몰린 한국은 4세트에서 반격했다. 강력한 서브로 인도의 리시브를 흔들었다. 나경복 등의 활약으로 세트를 따내 승부를 최종 5세트로 몰고갈 수 있었다.
 
마지막 세트에서 범실이 나오며 끌려간 한국은 12-14로 먼저 매치 포인트에 몰렸다. 위기에서 전광인의 오픈 공격과 나경복의 다이렉트 킬로 2연속 득점하며 극적으로 듀스를 만들었다. 이어 나경복의 오픈 공격으로 힌국이 15-14로 역전하며 매치 포인트를 만들었으나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인도가 막판 집중력을 발휘하며 나경복과 허수봉의 공격을 가로막고 한국을 무너뜨렸다.

이날 한국에서는 나경복이 양 팀 최다인 31점을 올리고 전광인과 허수봉이 나란히 22득점하는 활약을 했지만 승리를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간판 공격수 정지석이 허리 통증으로 출전하지 못한 아쉬움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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