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휴가철 자동차 운행량 증가 등의 영향으로 8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전월 대비 악화하며 80%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면서 흑자기조를 지속해왔다. 이에 보험료 인하 분위기가 형성돼왔으나 손해보험업계는 추석연휴가 다가오는데다 하반기 계절적 요인으로 손해율이 더욱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1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8월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 등 대형 5개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평균 81.0%(5개사 단순 평균 기준)로 전월 대비 2.6%포인트 올랐다.

현대해상(7월 77.9%→8월 79.9%)을 제외한 4개 보험사의 손해율이 80%대로 올라섰다.

메리츠화재가 7월 78.4%에서 8월 81.6%로, 삼성화재는 79.8%에서 82.8%로, KB손해보험은 78.0%에서 80.8%로, DB손해보험은 77.9%에서 80.0%로 상승했다.

이들 5개 대형사의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은 90% 수준이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은 8월 광복절 연휴 및 휴가철 교통량 증가에 따라 사고가 늘어난 영향이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보험계약자로부터 받은 보험료 중 사고 등의 발생으로 피해자에게 지급된 보험금 비율이다. 손해율이 80%라는 것은 고객으로부터 보험료로 100원을 받아 보험금으로 80원을 지급한 것을 의미한다.

손보사들은 통상 77~80%를 자동차보험 손해율의 적정 수준으로 본다. 자동차보험을 유지하기 위한 사업비율이 대략 20% 수준에서 형성된 탓이다. 자동차보험으로 흑자를 내려면 손해율에 사업비율을 더한 합산비율이 100%를 넘지 말아야 한다. 

자동차보험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차량 이동량이 감소한 2021년 이후 현재까지 흑자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 상반기 자동차 보험손익은 5559억원으로 전년 동기 6265억원 대비 706억원(11%) 줄었으나 여전히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험료 인하 압박도 지속돼왔다. 금융당국은 하반기에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면 내년에는 추가적인 보험료 인하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보험료는 업계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안이지만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인데다가 소비자물가지수 산정에 포함될 만큼 국민생활과 밀접해 금융당국으로부터 간접적 가격 통제를 받고 있다.

다만 손보업계는 현재까지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0%대 초반을 기록하고 있으나 9월 추석 연휴와 10월 한글날 연휴 등을 앞두고 손해율이 악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 누적적자가 여전히 큰 상황으로 보험료 인하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자동차보험은 2010년 이후 2017년, 2021년, 2022년 세 번 흑자를 냈는데 이를 제외하고 2010년부터 2020년까지 누적 적자액은 8조9869억원에 달한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특수로 단기간 흑자를 내긴 했으나 그간 누적된 적자를 고려하면 보험료 인하는 부담스러운게 사실”이라며 “또 이번 추석에는 황금연휴로 이동량이 더욱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통상 한파, 폭설 등 계절적 요인으로 겨울철에 오르는 양상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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