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168석의 거대 의석을 가진 제1야당 대표 이재명 의원이 구속 기로에 섰다.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것이다. '체포동의안 99% 부결'을 예상했던 국민의힘은 '사필귀정'이라며 환호했다. 하지만 법원 영장실질심사 결과에 따라 자칫 국민의힘이 역풍을 맞을 수도 있어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국회는 지난 21일 오후 본회의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을 찬성 149명, 반대 136명, 기권 6명, 무효 4명으로 가결했다. 체포동의안 가결 요건은 출석의원 과반(148명)으로, 이번 표결에서는 찬성표가 가결 정족수보다 1명 많았다.
본회의장에서 만난 국민의힘 의원 대부분은 부결을 예상했다. 한 중진 의원은 기자에게 "민주당이 지금까지 해온 행태를 보면 부결될 거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또다른 국민의힘 의원도 "가결되면 좋겠지만 부결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99.9% 부결될 거라고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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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윤재옥 원내대표 주재로 의원총회가 열리고 있다. / 2023. 9. 21./사진=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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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오자 국민의힘은 "사필귀정"이고 "민심이 반영된 결과"라며 새어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하지만 당 일각에서는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는 반응도 나온다. 이 대표 구속영장이 만약 기각된다면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오히려 역풍을 맞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것이지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여부가 결정된 것은 아니라서 마냥 좋아할 수 만은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각하기도 싫지만 만약 영장이 기각된다면 엄청난 후폭풍이 불어 닥칠 거다. 당이 긴장을 늦춰서는 안되는 이유"라며 "영장실질심사 전까지 당 지도부가 계속해서 민생 행보를 통해 민주당과 차별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지도부는 의원들에게 영장실질심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이 대표에 대한 언급을 자제할 것을 당부하는 등 신중한 모습이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지난 21일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구속 여부 결정 전까지 이 대표에 대한 언급 자제하라고 말했다.
대신 국민의힘은 민생 현안에 집중하는 등 혼돈에 빠진 민주당과 차별화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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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요청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김기현 당대표는 22일 보수의 심장 대구를 찾아 지역 민심을 챙겼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대구 동구 대구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대구 경제인 간담회에 참석해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통령이 경제살리기에 올인하면서 내수 진작 등을 이뤄내고 있다"라며 "국회 비정상이 다시 정상화될 수 있다는 신호를 느껴 국회의 정상화에도 매진하겠다"라고 밝혔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이 대표에 대한 사법처리는 법원에 맡기고 정치를 복원해 민생을 챙기라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 반영된 결과"라며 "민생정당으로 거듭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기회"라고 강조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도 "방탄의 시간이 지나 이제 민생의 시간이고 경제의 시간"이라며 "민생의 고통을 덜어드리고 경제를 살리며 미래를 준비하는 일에 매진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백현동 개발 비리·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 대표 영장실질심사는 이르면 26일 진행된다. 서울중앙지법은 22일 이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 기일을 26일 오전 10시로 지정했다. 심리는 유창훈(50·사법연수원 29기)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맡았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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