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로 혼란에 빠진 민주당의 운명이 오는 26일 결정될 전망이다.
친명계는 이재명 체제 절대 사수를 외치며 내부 결속에 나서고 있지만, 이 대표가 구속될 경우 내부 반발을 잠재우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된다면 ‘정치탄압’과 ‘배신’을 명분으로 내홍을 종식시킴은 물론 대반격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민주당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 후 친명계를 주축으로 당 장악력을 높이고 있다. 개딸로 분류되는 강성 지지층의 지원을 등에 업고 반란표 사태 주범으로 지목되는 비명계 억압에 나서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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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의혹' 관련 수원지방검찰청에 출석을 위해 국회를 나서고 있다.(자료사진)/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실제 이들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 단속 실패를 이유로 비명계인 박광온 원내대표 사퇴를 이끌어냈다. 또 송갑석 최고위원이 직에서 물러났으며, 고민정 최고위원도 거취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반면 책임을 통감해야 하는 원내지도부임에도 친명계인 조정식 사무총장 사의는 사실상 반려됐다.
지도부에 친명계는 유지하고, 비명계만 지워냄으로써 이 대표 중심으로 당이 일원화되는 모양새다. 더불어 차기 원내대표 후보자 4인(김민석, 남인순, 우원식, 홍익표) 또한 전원 친명계로 이뤄져 향후 지도부는 ‘친명 일색’ 이재명의 지도부로 개편될 예정이다.
지도부 친명 일색에 李 구속 시 비대위 체제 전환 내전 불가피
민주당이 이재명의 당으로 개편된 만큼 오는 26일 영장실질심사에서 이 대표가 구속될 경우 내전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친명계는 이재명 지도부 유지를 고수하고 있지만, 체포동의안 부결표에서 이탈한 40여 명이 이재명 체제 퇴진에 힘을 실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대표가 구속돼 당대표로서 직무수행이 어려워질 경우 사퇴 요구는 예고된 상황으로 여겨진다. 특히 현 지도부가 친명계로 점철된 만큼 비명계가 오히려 비대위 체제로 전환을 촉구하기도 수월하다는 분석이다.
이 대표 단식이 사실상 정치적 이득을 얻지 못한 것도 사퇴 촉구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무기한 단식에도 체포동의안 부결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정부여당 측 인사들이 단식을 만류하는 정치적 관례조차 이루지 못했고, 오히려 조롱의 대상이 됐다.
더욱이 이 대표가 병상에서 SNS를 통해 체포동의안 부결을 호소함으로써 단식의 의미마저 ‘방탄’으로 퇴색시켰다. 이에 이 대표가 구속될 경우 탄압받는 정치인보다 사법리스크를 품은 정치인으로 여겨져 비명계의 반발을 진압하고 체제를 유지할 명분을 찾기는 더 이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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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월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자료사진)/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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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 기각 시 친명계 대반격 기회…이재명의 민주당 완성
반면 이 대표의 영장이 기각될 경우 이재명의 민주당은 날개를 달 것으로 보인다. 지도부가 친명계로 개편된 만큼 확보된 당 장악력으로 내홍과 혼란을 일순간 잠식 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비명계 또한 오는 총선을 이재명 이름으로 준비해야 하는 만큼, 공천권 앞에 비명계가 굴복될 것으로도 여겨진다. 더불어 이재명 지도부 출범 후 지속적으로 민주당 지지율을 발목 잡았던 사법리스크 문제가 해결돼 대여투쟁의 화력도 배가될 예정이다.
이 대표가 당권을 강하게 움켜질 경우 분당 가능성이 언급되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여겨진다. 제3지대가 성공할 가능성이 전무하다는 의견이 우세해 한 지붕 두 가족 체제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재명 지도부 또한 비명계와 결별로 오는 총선에서 표 갈라 먹기보다 이들의 숨통을 틔어주고 이재명의 민주당을 완성해 총선을 승리로 이끄는 것이 이득이라고 판단할 것으로도 관측된다.
특히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표 색출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만큼 무리한 공천학살보다 이 대표 중심으로 혼란을 조기 수습하고 ‘정치탄압’을 명분으로 대반격에 나설 것으로 예측된다.
민주당 소속 초선 의원은 미디어펜과 만남에서 이 대표 구속영장이 기각될 경우에 대해 “공천학살 등으로 (비명계의) 이탈과 분당은 오히려 민주당을 선거에서 어렵게 만드는 길”이라며 “가능하다면 이들과 함께 가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면서 공천학살 대신 단합을 위한 지도부의 통합 시도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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