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명절 특수를 겨냥해 은행권에서 한시적으로 내놓았던 고금리 예‧적금 특판이 사라지는 분위기다. 명절 연휴를 맞아 고금리 특판을 출시해왔던 은행권은 지난 2020년 코로나19발 경제 위기 속에서 초저금리가 이어지면서 추석 특판 판매를 주저하기 시작한 이후부터는 명절 특판을 판매하지 않는 분위기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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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절 특수를 겨냥해 은행권에서 한시적으로 내놓았던 고금리 예‧적금 특판이 사라지는 분위기다./사진=김상문 기자 |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들은 올해 추석 예적금 특판을 판매하지 않는다. 우대금리를 주는 특판뿐 아니라 연휴 기간 매년 진행됐던 환전‧명절 이벤트 등도 드물다.
특판은 은행권에선 '효자상품'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높은 금리를 앞세워 신규고객을 확보함과 동시에 비교적 수월하게 은행의 수신 잔고를 늘릴 수 있어 특히 명절 대목에는 주요 은행들의 특판 출시가 잇따랐다. 그러나 불과 코로나19 상황을 계기로 특판출시가 뜸해지다가 최근엔 종적을 거의 감췄다.
은행들이 특판출시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최근 수신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굳이 비용을 들여 금리를 더 주는 특판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올해 하반기 고금리 예금 만기가 돌아오면서 은행권은 수신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다. 9월 이후 연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정기예금의 규모는 118조원에 달한다.
기준금리(연 3.5%) 수준에 머물렀던 5대 시중은행의 최고금리도 연 4%대 문턱에 올라섰다. 대표적으로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과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이 연 3.85%의 최고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은행 'WON플러스예금(연 3.88%)'%, 하나은행 '하나의정기예금(3.90%)'의 최고금리도 연 4%대 문턱을 바라보고 있다.
여기다 금융당국의 수신경쟁 자제령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수신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가 오를 수 있는 만큼 금융당국은 수신금리 경쟁을 경계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말 금융시장점검회의에서 "미국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대두되는 등 금융회사의 안정적 경영과 건전성 관리가 중요하다"면서 "가계대출 확대·고금리 특판예금 취급 등 외형경쟁을 자제하고 연체율 등 자산건전성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수신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은행 입장에서도 비용을 들여 금리를 더 주는 특판은 부담인 만큼 무리하게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명절 특판상품은 현재까지 판매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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