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따라 금리인상시 사업장 상환부담…금융권 부실 우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지난달 기준금리를 동결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다시금 '한미 금리격차 확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최근 논란이 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이 미국과의 금리격차를 좁히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사업장의 대출 상환 부담이 커지게 되고, 금융권의 건전성 지표 악화가 불가피한 까닭이다. PF 사업에 집중했던 증권업을 비롯해 캐피탈·저축은행권 등이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 지난달 기준금리를 동결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다시금 '한미 금리격차 확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최근 논란이 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모습이다./사진=김상문 기자


3일 금융권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 등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부동산 PF 대출잔액은 133조 1000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약 1조 5000억원 늘었다. PF 대출잔액은 지난 2020년 말 92조 5000억원에 불과했는데, 이듬해 112조 9000억원으로 확대됐고, 지난해 말 130조 3000억원, 올해 3월 말 131조 6000억원까지 치솟았다.

특히 금융권의 PF대출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비율, 대출금리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점은 우려를 낳고 있다. 

우선 증권사의 PF대출 연체율은 올해 6월 말 17.3%로 매분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 말에는 3.71%에 불과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부동산 PF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5.7%에 불과했는데, 지난해 말 14.8%로 치솟았고, 올해 6월 말에는 21.8%로 상승했다. PF 대출금리도 6월 말 연 7.10%로 지난 2020년 연 4.80% 대비 약 2.30%포인트(p) 급등했다.

캐피탈사의 연체율은 6월 말 4.2%로 1분기 대비 0.3%p 감소했지만 고정이하여신비율이 4.1%로 3월 말보다 1.1%p 늘었다.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6월 말 4.6%로 1분기보다 0.5%p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1.8%에서 4.6%로 2배 이상 급등했다. 대출 평균금리는 6월 말 연 7.81%로 3월 말 연 7.30% 대비 0.51%p 상승했다. 지난 2021년 말에는 연 5.87%에 불과했는데, 당시와 견주면 격차는 2%p에 육박한다. 

업권 중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은행권의 연체율은 6월 말 0.23%에 그쳤다. 상대적으로 매우 안정적인 모습이지만, 지난 3월 말 0%에 불과했던 점에서 급작스러운 연체율 상승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PF 대출 확대에 따른 부실 문제가 표면화되면서 금융당국은 지난 8월 말 금융권과 'PF 대주단 협약'을 부활시키고, 전국 PF사업장에 채권 재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일시적 유동성 위기를 겪는 사업장에 자금을 공급해 정상화를 이끌기 위해서다. 152개 사업장에 대해선 협약에 따라 기한이익 부활, 신규 자금 지원, 이자 유예, 만기 연장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지난달 내놓은 '9.26 대책'에서 부동산 PF 정상화의 일환으로 부실 위험이 낮은 정상 사업장에 공적보증기관 보증규모를 기존 15조원에서 25조원으로 늘리고 7조 2000억원의 이상의 정책금융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향후 금리 추이는 문젯거리다. 당장 미 연준이 연내 추가 금리인상 등 고금리 정책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상태다. 지난달 20일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연내 금리를 한 차례 더 인상한 후 내년부터 인하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주요 인사들의 발언도 금리인상 가능성을 부추기고 있다. 연준에서 '매파' 성향으로 꼽히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를 비롯해 미국 최대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도 고금리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은이 미국과의 금리격차를 좁히기 위해 금리인상에 동조하면 PF 사업장들의 상환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자연스레 금융권의 건전성지표도 악화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한편 미국 금리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올라 현재 5.25~5.50%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3.50%이며,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19일과 다음달 30일 각각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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