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성동규 기자]엘티삼보가 원자재 상승 여파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적자 폭은 전년보다 줄었으나 매출은 역성장했다. 원자재 가격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수주잔고도 줄어 실적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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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전자공시시스템 |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엘티삼보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2864억8134만원으로 전년 동기 3266억6550만원에 비해 12.3% 줄어들었다. 영업이익은 –90억7885만원으로 지난해(–227억7963만원)보다 손실 폭이 줄기는 했으나 적자를 이어갔다.
2분기 기준으로만 살펴봐도 매출액은 지난해 상반기 1780억4058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1286억7916만원 27.72%,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7억7435만원에서 –45억1373만원으로 61.66% 각각 감소했다.
엘티삼보가 이처럼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원인은 건설업계를 강타한 원자재 가격 급등 여파로 풀이된다. 지난해의 경우 매출원가가 매출을 웃돌면서 매출원가율이 101.86%를 기록했고 올해 매출원가율도 96.71%로 건설업계 최고 수준이다.
건설 물가 변동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인 '건설공사비지수'를 살펴보면 지난해 6월 147.51에서 151.34 올해 6월 150.67로 크게 상승했다. 건설공사비지수는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자재비와 인건비, 장비구입비 등을 가공한 통계로 2015년이 기준점(100)이다.
그나마 평균 지수는 올해 6월을 기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토목건설 분야의 지수는 올해 6월 153.48, 7월 153.53, 8월 153.64 등으로 여전히 상승세다. 토목 사업에서 강점을 보이는 엘티삼보로서는 하반기에도 실적저하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실적 악화에 재무건전성도 흔들리고 있다. 부채총계는 지난해 상반기 5017억5195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9944억5292만원으로 98.2% 상승한 데 반해 자본 총계는 7546억8430만원에서 3390억1822만원으로 55.08% 감소했다.
이런 탓에 부채비율은 66.49%에서 293.33% 급증했다. 부채비율은 자본구성의 건전성 여부를 판단하는 지표로 자본 대비 부채가 어느 정도인지를 나타낸다. 통상 은행은 부채비율 200%를 대출 제한 요소로 고려한다.
현금 관련 지표 변화도 눈여겨 볼만한 요소다. 현금성자산은 유동자산 중에서도 거의 즉시 현금으로 활용할 수 있거나 가장 빠르게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이다. 현금성자산의 보유 수준은 예기치 못한 악재 등에 대비한 기업의 유동성 관리를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다.
올해 상반기 엘티삼보의 현금성자산은 601억3945만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100억5537만원과 비교해 45.36% 줄어들었다. 2019년 이후 최근 5년 동안 현금성자산이 100억원을 밑돈 건 올해 상반기가 처음이다.
'현금곳간'뿐만 아니라 '수주곳간'도 비어가고 있어 전망을 더 어둡게 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수주잔액은 4369억400만원, 해외 수주잔액은 4788억4000만원이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각각 50.44%, 17.5% 줄어들었다.
[미디어펜=성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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